"죽음 입증할 과학적 증거 없어"
공식발표 뒤집은 셈
숨진 것으로 알려진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에 대해 경찰이 지명수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의 죽음을 입증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지만 3년 전 조씨 사망을 공식 발표한 경찰로선 입장을 바꾼 모양새가 됐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희팔에 대한 지명수배를 현재까지 유지한 것은 조씨의 사망 사실을 우리 경찰이 100%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가 사망했다고 볼 만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중국 공안에서 보낸 사망진단서, 화장증명서 등으로 조씨가 사망했다고 확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다만 조씨가 살아 있다면 여러 정황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런 생존반응이 3년간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2012년 5월 “조씨가 2011년 12월쯤 중국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에도 조씨를 봤다는 목격담이 나오는 등 사망설이 위조됐다는 의혹이 줄곧 제기됐다. 강 청장은 “당시에는 중국 측에서 보낸 자료를 받고 조씨의 사망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정용선 경찰청 수사국장도 “조씨 가족들이 당시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공안을 통해 사망을 확인한 만큼 생존 가능성에 대비해서 수배상태를 유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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