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음악을 전세계에 알린 밴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미국 백악관에서 연주회를 연다고 CNN이 12일 보도했다.
백악관은 15일 히스패닉 문화유산의 달 기념행사에 밴드를 초대하기로 했다며 “냉전 시대 이후 50년 만에 쿠바 밴드가 백악관에 초청된 것”이라 전했다. 행사에는 미국주재 쿠바 대사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참석한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쿠바음악이 전성기를 누렸던 1930, 40년대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사교 클럽 이름에서 비롯됐다. ‘환영받는 사교 클럽’이라는 뜻으로, 그때 당시 대표적인 음악가들은 모두 이 클럽에서 연주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이념이 담긴 포크송이 쿠바의 전통음악 자리를 대신했고, 쿠바 음악의 침체기가 시작됐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음악가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다 1995년 미국의 레코드 프로듀서 라이 쿠더와 영국 음반사 월드서킷 레코드가 쿠바를 다시 찾아 쿠바 재즈를 주름잡던 노령의 음악가를 하나하나 찾아냈다. 1950년대에 유명세를 떨치다 사라진 가수 이브라힘 페레르는 골목 구두닦이로 살고 있었고 쿠바음악의 황금기에 기타를 연주했던 꼼빠이 세군도도 낮엔 이발사, 밤엔 클럽에서 일하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쿠바의 3대 피아니스트 중 하나였던 루벤 곤살레스는 정작 80세가 넘어서야 첫 솔로 음반을 낼 정도로 철저히 잊혀진 상태였다.
이들 외에 두 명의 멤버를 더 영입하고 총 5명의 멤버로 밴드를 결성해 6일 동안 합주를 녹음한 결과 600만 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하며 전 세계에 쿠바 음악 돌풍을 이끌었다. 예전 사교클럽의 이름을 빌려 밴드 이름을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으로 짓고 ‘찬찬’, ‘칸델라’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밴드의 이야기는 1999년에는 독일의 빔 벤더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재탄생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03년 최고령 멤버였던 콤파이 세군도가 만 96세의 나이로, 루벤 곤잘레스는 만 84세의 나이로 사망했고, 2년 뒤 이브라힘 페레르도 78세로 사망했다. 원년 멤버가 대부분 사망한 후에도 새롭게 멤버들을 영입해 명맥을 이어왔지만, 현재는 전 세계를 돌며 고별 투어를 하고 있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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