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3일 정부가 국정 한국사 교과서를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명명한 데 대해 “참 나쁜 대통령과 참 좋은 잔머리의 꼴불견 조합”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ㆍ여당은 속된 말장난으로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며 “‘박정’ 교과서, 극우세력이 이미 내용을 정해버린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교과서로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고 국민을 분열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ㆍ여당의 말바꾸기를 보자면 나치즘에 복무한 충성파 언어행위를 분석한 정치학자 한나 아렌트의 이론이 떠오른다”며 나치가 학살을 ‘최종 해결책’ㆍ‘특별 취급’으로, 유대인 이송작업을 ‘재정착’ㆍ‘동부지역 노동’으로 명명한 사실을 언급한 뒤 “만행의 본질을 은폐하는 우회적 표현법을 만들어 사용했지만 말을 바꾼다고 본질을 변화시키는 건 아니다”라며 정부의 역사교과서 명명을 나치의 언어행위에 빗댔다.
이 원내대표는 향후 투쟁 계획에 대해 “박근혜정부의 ‘역사 쿠데타’에 대한 국정조사 제안, 국정화 반대 피켓시위 등 원내외 비타협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민생’을 정기국회의 최우선과제로 두고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입법과제를 우선 처리하고 낮은 임금, 쉬운 해고를 목표로 하는 노동개악에도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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