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추가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더 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홍선 TG앤컴퍼니 대표가 1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40만원대 가격 대비 뛰어난 디자인과 성능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마트폰 ‘루나’의 개발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많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처음부터 깔려 있는 제조사 기본 소프트웨어(앱)나 통신업체 앱 등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루나는 많은 기능을 넣어 소비자를 설득하기 보다 불필요한 기능을 덜어내는 데 중점을 두고 만든 제품”이라고 밝혔다.
루나는 SK텔레콤과 TG앤컴퍼니가 함께 기획ㆍ개발하고 애플 아이폰 생산 업체로 유명한 중국 폭스콘이 생산했다. 지난달 4일 SK텔레콤을 통해 단독 출시된 이후 걸그룹 AOA 멤버 설현이 출연하는 TV광고의 높은 인기와 맞물려 하루 평균 2,000대씩 판매될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대기업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소 제조사의 성공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루나는 ‘필요한 것만 남기고 덜어낸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집중 반영했다. 이 대표는 “최근 3년 간 스마트폰 시장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첨단 기능’보다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여러 디자인 요소 중에서도 금속(메탈), 생폰(커버 등을 씌우지 않은 원래 상태의 스마트폰),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해 루나는 본체에 메탈 소재를 적용하고 카메라가 튀어 나오지 않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루나의 디자인이 애플 아이폰6플러스를 흉내 낸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메탈 소재여서 닮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옆 부분을 유광 처리하고 가운데 부착한 카메라가 튀어 나오지 않은 점 등은 루나 만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사후관리(AS)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루나는 TG앤컴퍼니의 기존 AS센터 52곳과 SK네트웍스 AS센터 56곳 등 전국 108곳에서 AS를 받을 수 있다”며 “그 동안 소니나 화웨이, HTC 등 외산 제품의 수리를 TG앤컴퍼니가 맡아왔기 때문에 AS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TG앤컴퍼니는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이용자 질문 가운데 AS센터 위치를 묻는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에 착안해 최근 가까운 AS센터 위치를 알려주는 앱을 개발해 배포하기도 했다.
TG앤컴퍼니가 세운 루나의 판매 목표량은 6개월 내 60만대다. 국내에서 얻은 호평을 발판으로 현재 일본, 미국 등 수출도 협의하고 있다. 이 대표는 “6개월~1년 안에 다른 나라에서도 루나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제라고 밝힐 수 없지만 후속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SK텔레콤뿐 아니라 KT나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업체와도 제품 출시를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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