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미군부지에 596억 투입 공사
공사비 안 낸 신세계는 '어부지리'
시민들 "市 예산만 썼다니 의아"
경기 의정부시가 서울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사 앞 옛 미군부지에 사계절 꽃을 테마로 한 광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인근 신세계백화점이 ‘어부지리’격 수혜를 입고도 광장 조성 비용부담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의정부역 남측 부지인 옛 미군 ‘캠프 홀링워터’부지에 지난달 25일 코스모스 광장을 조성했다. 광장에는 코스모스를 비롯해 맨드라미와 사루비아 등 가을철 대표 꽃들이 산책길과 함께 시민들을 반기고 있다. 시는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한 후 12월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광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이미 조성한 가을꽃 광장과 다가올 겨울철 크리스마스 트리를 비롯해 내년 봄 유채꽃 등 계절별 광장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도 예산 2억을 집행했거나 준비했다.
시는 현재 진행중인 북측광장 조성사업이 2016년까지 마무리되는 대로 남측 부지 광장을 조성한다. 사계절 테마로 광장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남측 부지는 2019년 공원조성이 완료될 예정이다. 양측 부지를 포함한 역전근린공원의 총 사업비는 596억원 가량으로, 시는 이를 위해 올해 국방부와 4년간 캠프 홀링워터 부지(1만5581㎡)를 분할상환 조건으로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남측 부지 공원 조성 최대의 수혜자인 신세계백화점의 역할론이다. 일부 시민을 중심으로 신세계가 공원 조성에 특별한 비용을 대지 않은 것을 두고 ‘열매’ 따먹을 궁리만 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호원동 주민 김성준(42)씨는 “광장이 조성으로 시민들의 휴식처가 더 늘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당연히 신세계가 조성한 줄 알았는데, 시 예산만 쓰였다는데 의아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역 도서관 증설 등 다른 분야에 쓸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신세계와 사전협의를 통해 공사비 분담이 이뤄져야 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지역시민단체 관계자도 “최근 시와 방사능급식 조례 등 많은 문제들이 부딪혀 사사건건 시비라고 생각할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이번에도 문제를 제기할 만 할 일로 보인다”며 “현재 이 문제를 논의할 연합단체 구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이와 관련해 신세계에 구체적인 비용 분담을 요구한 적은 없지만 신세계가 꽃씨 일부를 부담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조성될 꽃길 조성과 관련해선 신세계가 협조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는 시가 공원조성과 관련한 협조 의사를 공식으로 보이면 입장을 정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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