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과 관련한 생생한 증언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 탈북여대생 박연미(22) 씨가 서방에서 독재자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단순히 웃기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당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속의 여성' 행사에 참석해 "제발 김정은을 농담으로 치부하지 말아달라. 그는 수백만명의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미국이 원하는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씨는 이날 런던의 청중을 향해 그들의 자유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고 촉구한 뒤 "김정은 위원장은 범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시절 '친애하는 지도자'가 내 생각을 읽을 수 있어 나쁜 생각을 하면 처벌받는 줄 알았고, 항상 내가 하는 말을 누가 들을까 공포에 떨었다"면서 북한 사람들이 견뎌야 하는 일상적 공포와 억압의 일면을 소개했다.
"배가 너무 고파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는 것은 사치였다"는 그는 밥이 없어 여동생과 메뚜기와 잠자리를 잡아먹을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13세 때 북한에서 중국으로 도망쳐 15세 때 몽골 고비사막을 건너 남한에 도착했다.
그는 "도착했을 때 모든 것에 빛이 나는 듯했고, 이후 우주와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 자유에 대해 배웠다"면서 "내게 있어 자유란 표현의 자유와 같은 거창한 게 아니라 귀걸이를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자유가 무엇인지 평생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배우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달 영국과 미국 출판사를 통해 '살기 위하여: 자유를 향한 북한 여성의 여정'이라는 자서전을 출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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