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농어촌 지자체 "꿈 같은 얘기"
市는 "예산 아닌 의지 문제" 일축
청년배당, 무상산후조리 등 경기 성남시가 잇따라 내놓은 복지시책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파격적인 ‘무상 시리즈’에 보편적 복지 확대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으나 한편에선 지역간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12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성남시는 지난해부터 ▦장애수당 2만원 추가지급(연간 8억5,300만원)과 ▦65세 어르신 버스비 지원(143억2,300만원) ▦기초연금 시비부분 확대(325억원) 사업을 도입하려 했으나 보건복지부의 반대로 시행하지 못했다.
성남시는 올 들어서도 ▦무상 공공산후조리(94억원)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무상교복(27억)과 ▦청년배당(113억원) 정책은 협의 절차를 밟고 있으나 복지부가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성남시는 예산을 아끼고 조정해 추가 세금을 걷지 않고도 복지사업을 벌일 수 있다면서 복지부의 반대에 발끈하고 있다. 사회보장제도 신설 등과 관련, 사회보장기본법이 정한 복지부와의 ‘협의’ 절차를 ‘동의’로 유권 해석한 법제처를 향해서도 날을 세우고 있다.
성남시가 무상 복지를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넉넉한 재정 덕분이다. 성남시는 올해 재정자립도가 56%로 경기지역 두 번째다. 위례신도시와 판교 개발 등으로 지방세만 6,900억원 이상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복지부는 성남시의 정책이 역차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른 지자체 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남시를 바라보는 경기지역 다른 지자체의 시선 역시 곱지만은 않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정이 열악한 농어촌 시ㆍ군에서 청년배당은 꿈 같은 이야기”라며 “정부의 반대로 시행이 어려울 것을 알면서도 계속 다른 무상시리즈를 발표하고 여론 몰이를 하는 것은 정치적 꼼수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복지정책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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