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팀 15.5-인터내셔널팀 14.5
브랜든 그레이스, 유일하게 전승
최경주 부단장 "대등한 경기 만족"
“우리는 승리한 것이나 다름 없다. 겨우 1점차로 지지 않았는가.”
닉 프라이스(58ㆍ남아공) 인터내셔널팀 단장이 1983년 라이더컵(미국-유럽 남자골프대항전) 유럽팀 선수였던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ㆍ2011년 사망)의 말을 인용하며 동료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미국팀의 대회 6연패를 막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홀까지 결과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한 접전을 펼친 선수들에게 보내는 위로였다.
인터내셔널팀은 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ㆍ7,380야드)에서 막을 내린 2015 프레지던츠컵에서 객관적 열세를 뛰어넘고 미국팀과 초박빙 승부를 다퉜다.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다국적 선수로 구성된 인터내셔널팀은 이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 속에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 마지막 조인 배상문(29)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5승2무5패로 맞섰다. 하지만 끝내 승점 1차를 뒤집지 못한 인터내셔널팀은 최종 승점 15.5-14.5로 우승컵을 미국에 넘겨줬다. 이로써 미국팀은 2005년 대회부터 6회 연속 우승을 차지해 인터내셔널팀과 역대 전적에서도 9승1무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확인했다.
하지만 첫날 1-4로 완패한 인터내셔널팀은 싱글 매치 직전까지 9.5-8.5로 추격하는 등 미국팀을 강하게 압박했다. 두 번째 주자였던 애덤 스콧(35ㆍ호주)은 리키 파울러(27ㆍ미국)를 6홀차로 완파하면서 양팀의 균형을 맞췄고, 마크 레시먼(32ㆍ호주)이 미국팀의 에이스 조던 스피스(22ㆍ미국)를 1홀차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는 등 시종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결국 14.5-14.5, 원점으로 돌아간 승부는 마지막 조 배상문과 빌 하스(미국)의 손에 달렸다. 그러나 배상문은 17번홀까지 1홀차로 뒤져 18번홀에서 양팀 공동우승(무승부)을 노렸지만 하스에게 2홀차로 패했다.
2013년 첫 출전에서 4전 전패를 당했던 브랜든 그레이스(27ㆍ남아공)는 이번 대회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레이스는 루이 우스트히즌(33)과 ‘남아공 듀오’로 호흡을 맞춰, 포섬ㆍ포볼 매치 전승을 거뒀다. 미국팀의 필승조였던 더스틴 존슨-조던 스피스 조차 환상의 짝꿍 그레이스-우스트히즌을 넘지 못했다. 그레이스는 싱글 매치에서 매트 쿠차(37ㆍ미국)까지 꺾으면서, 이 대회 유일하게 5전 전승을 거둔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인터내셔널팀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다음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컵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스콧은 “승리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 같다. 올해 첫 출전한 선수들이 2017년에 더 좋은 활약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주(45ㆍSK텔레콤) 인터내셔널팀 수석부단장은 “이렇게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은 2003년 남아공 대회 이후 두 번째”라면서 “박진감 넘치게 경기를 한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랭킹 1,2위 스피스와 제이슨 데이(28ㆍ호주)의 ‘장외 대결’은 스피스의 승리로 끝났다. 스피스는 3승2패의 기록을 적어냈고, 데이는 1무4패로 승점 0.5를 보태는 데 그쳤다. 이들의 프레지던츠컵 맞대결 성사는 개막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모았지만 셋째날 포볼 매치에서 맞붙었을 뿐, 싱글 매치에서는 서로를 비껴갔다. 스피스는 포볼 매치 맞대결에서도 데이에 3홀 차로 승리했다.
인천=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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