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시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올 시즌 우승 후보답게 ‘고공비행’했다.
대한항공은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16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0(26-24 25-21 25-21)으로 완승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5일 개최된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 타 구단 감독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을 비롯해 임도헌 삼성화재,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대한항공을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이날 한국전력과 경기를 앞두고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우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한다면 다음 시즌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앞으로도) 힘들 것이다.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한항공 세터에는 국내 최고 연봉자인 한선수(30)가 자리했다. 군복무로 두 시즌을 거른 그의 복귀는 팀의 사기를 드높였다.
대한항공 선수들의 움직임은 1세트부터 남달랐다. 대한항공은 초반 접전을 펼치다 중반 이후 끌려갔지만 막판 매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20-23으로 리드 당하며 패색이 짙던 대한항공은 김형우(33)와 김학민(32)의 속공 득점으로 추격에 불을 붙였다. 승부를 듀스로 몰고 간 대한항공은 전진용(27)의 블로킹 성공과 김학민의 천금 같은 득점으로 세트를 따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데다, 정신력까지 중무장한 대한항공을 한국전력이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전력은 2세트 초반 대한항공과 팽팽한 승부를 보였다. 하지만 14-14 동점 상황에서 상대 김학민에게 속공 득점을 허용한 후 급격히 무너졌다. 2세트를 가져간 대한항공은 3세트마저 따내며 기분 좋은 셧아웃을 일궈냈다.
마이클 산체스(29)는 1세트에만 10점을 올리는 등 총 21득점을 기록하며 대한항공의 공격을 주도했다. 복귀한 한선수는 안정되고 정확한 세트로 산체스의 맹공을 도왔다. 그러나 김종민 감독은 경기 후 “범실(29개)이 많았다. 오늘 경기는 상대가 못해서 이긴 것이다”고 총평했다. 한선수에 대해서는 “잘했다. 본인이 경기를 즐긴다. 승부욕도 강하다”고 말했다. 신영철 한전 감독은 “첫 세트가 중요했다. 이기고 봤어야 했는데...”라며 1세트를 내준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인천=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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