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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진보 청산" 安의 자체 혁신안, 文에 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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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진보 청산" 安의 자체 혁신안, 文에 포문

입력
2015.10.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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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盧 유산 극복이 우선 과제

모든 정치인 만나 설득하겠다"

文은 대응 않고 청년경제 구상 발표

주도권 싸움 서막… 전면전 가능성도

안청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낡은 진보 청산을 주제로 하는 당 혁신 구상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안청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낡은 진보 청산을 주제로 하는 당 혁신 구상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1일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극장에서 청년일자리 71만개 창출에 관한 청년경제 구상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1일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극장에서 청년일자리 71만개 창출에 관한 청년경제 구상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문재인 대표를 사실상 겨냥한 ‘자체 혁신안’을 내놓으며 당내 대권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의 주장을 즉각 반박하지 않고, 경제정책을 발표하며 차분한 대응에 집중했다.

안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당내 배타성 ▦과도한 이념화 ▦정치 행태 및 기조의 불안함 ▦개혁의제에 대한 무(無) 비전을 ‘낡은 진보’ 행태라고 공격했다. 특히 안 의원은 “배타성과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독단적 사고가 (당 소속 의원들의) 비리에 대한 온정주의로 나타났다”며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그를 옹호한 문 대표 등 주류 측 태도를 비판했다. 이어 대선 후보였던 문 대표와 주류 측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당 혁신의 출발점은 실패한 19대 총선 및 18대 대선 결과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라며 “지금이라도 공개 검증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은 낡은 진보 청산을 위한 실행방안으로 ▦당 수권비전위원회 설치 ▦윤리심판원 전면 재구성 ▦집중토론 ▦원칙 없는 선거 및 정책연대 금지 등도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실행방안 중 일부는 당헌·당규 개정이 필요하지만, 몇 가지는 문 대표와 지도부가 최고위원회 수준에서 결정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압박하며 “자체 혁신안 반영을 위해 (문 대표를 포함한) 모든 정치인을 만나 설득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안 의원은 “낡은 진보 청산을 위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산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기존 야당 정치인 전체와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언제까지 돌아가신 두 분 전직 대통령의 지지가 자신에게 있음을 과시하며 정권교체를 말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정권창출은 국민의 정부 또는 참여정부 2기가 아니라,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안 의원의 공세에 대해 “다음 기회에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하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별도로 준비한 ‘청년경제 구상’을 발표했다. ‘유능한 경제정당론’의 연장선에서 발표한 이날 구상은 향후 4년 간 청년 일자리 71만개를 신규로 창출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공공부문 고용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인 21.3%의 절반까지 높이고, 향후 3년 간 300인 이상 민간기업이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고용하는 ‘청년고용할당제’와 대기업 사내유보금을 활용하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의 이날 공세를 두고 대권 경쟁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최근 문 대표가 안 의원의 당 혁신위원회 비판 발언을 옹호한 점을 고려할 때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안 의원의 혁신안 발표를 기점으로 장기적으로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태곤 정치평론가는 “과거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당내에서 경쟁을 이어가며 보수층의 파이를 키워 정권을 잡았던 것처럼, 대권을 위한 두 정치인의 당내 차별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 혁신에 어정쩡한 대응을 하는 문 대표가 안 의원 혁신안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는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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