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기장 안 짓고 기존 시설 이용
캐러밴 선수촌 등으로 수백억 절약
개·폐회식 유료화 수익까지 창출해
저비용·고효율 '실리적 대회' 호평
한국 금 19개 등 총 59개 메달 수확… 종합 4위 달성
1위는 러시아 차지
전 세계 군인들의 올림픽 ‘2015 경북ㆍ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11일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24개 종목에서 117개국 7,1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특히 사상 최대 규모에도 불구하고 저비용ㆍ고효율로 운영되면서 ‘가장 경제적인 대회’로 호평 받았다.
화려함 지양한 저비용ㆍ고효율 대회
메이저급 국제체육행사인 이번 대회의 총 예산은 1,555억원으로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45개국 1만3,800명ㆍ 2조2,000억원)의 7.6%, 올 7월 열린 광주유니버시아드(146개국 1만3,000명ㆍ6,190억원)의 25%에 그친다. ‘대형 국제행사=돈 먹는 하마’라는 공식을 뒤엎은 셈이다.
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김상기)는 문경의 국군체육부대 시설을 활용하는 외에도 인근 8개 도시의 기존 경기장 시설을 활용함으로써 시설 투자를 최소화했다. 대회를 위해 새로 지은 경기장은 전무하다. 수 조원을 투자해 지은 경기장이 대회가 끝난 뒤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지자체가 빚더미에 허덕이는 종전의 국제대회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다. 비용부담이 큰 선수촌은 영천 3사관학교와 괴산 군사학교, 문경 선수촌 등으로 분산시켰다. 이번 대회의 명물이 된 문경 선수촌 ‘캐러반’(이동식 숙소)의 경우 350대를 만드는데 34억원이 들었다. 선수촌 아파트를 새로 지을 경우 소요되는 예산이 800억원 가량임을 감안할 때 7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아낀 셈이다. 대당 제작비가 2,650만원인데 일반인에게 1,650만원에 분양을 완료했으니 조직위가 실제 부담한 비용은 1,000만원에 그쳤다. 사후 관리비용이 들지 않는 장점은 덤이다.
이 밖에도 개ㆍ폐회식을 유료화해 수익모델을 만들었고, 대회 기간 중 방위산업체의 전시회 및 현장 견학에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동남아 국가의 주요 군 인사를 초청, 장기적으로 방산 수출에 대한 부가 효과까지 얻어냈다는 평가다.
유지현 조직위 대변인은 “100% 국비로 치러졌던 이전 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는 국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지자체 30%, 마케팅 수익금 20%로 알뜰살뜰하게 꾸려졌다”며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기존 시설을 활용함으로써 화려함을 지양하고 실리를 추구한 ‘맞춤형 대회’”라고 말했다.
역대 최고성적 종합 4위 달성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종합 4위를 기록했다. 당초 목표 종합 3위에는 못 미쳤지만 세계군인체육대회 ‘역대 최대 메달, 역대 최고 순위’다.
한국 선수들은 금메달 19개, 은메달 15개, 동메달 25개로 총 59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201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최다 메달(금8ㆍ은6ㆍ동8)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1위는 러시아(금59ㆍ은43ㆍ동33)가 차지했다. 러시아는 1회, 2회, 4회 대회에 이어 이번 6회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통산 4번째 정상에 올랐다. 브라질(금34ㆍ은26ㆍ동24)이 2위, 중국(금32ㆍ은31ㆍ동35)이 3위를 차지했다.
차기 세계 군인체육대회는 2019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열린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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