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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병 유방암 예방법 "에스트로겐을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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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병 유방암 예방법 "에스트로겐을 줄여라"

입력
2015.10.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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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형 식습관에 환자 수 급증… 발병 원인 80~90%가 에스트로겐

술·육류 적게 먹고 잠 충분히

유산소운동도 주 3~5회 1시간씩

진행 후 발견하면 완치 어려워… 유두 분비물 변화도 잘 살펴봐야

유방암은 늦게 발견하면 완치하기 어렵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지만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을 정도로 완치율이 높다. 유방암 진단을 위한 X선을 촬영하는 모습. 세브란스병원 제공
유방암은 늦게 발견하면 완치하기 어렵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지만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을 정도로 완치율이 높다. 유방암 진단을 위한 X선을 촬영하는 모습. 세브란스병원 제공

유방은 여성의 상징이다. 그래서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여성들은 암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여성성을 상실한다는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은 유방암 위험을 과소 평가하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이사장 한세환 아주대병원 유방외과 교수)가 최근 30~40대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인식 실태를 조사했다. 이들에게 5대 암(대장암, 위암, 유방암, 간암, 자궁경부암) 가운데 발병률이 가장 높은 암에 대해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46%가 위암을 꼽았다. 유방암을 꼽은 응답자는 5.2%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유방암 발생률은 매년 5.9%씩 높아져 5대 암 가운데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유방암 환자는 1996년 3,801명에서 2011년 1만6,967명으로 15년 새 4배 이상 늘었다(한국유방암학회 유방암백서). 특히 2009년 9만7,008명에서 2014년 14만176명으로 최근 4년 새 44%나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세환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은 “유방암 예방의 달(10월)을 맞아 15일부터 유방암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인식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 전개와 함께 전국 66개 병원에서 건강강좌도 연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여성들이 유방암 예방과 치료에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계기를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02)318-8765

“유방암, 서구식 식습관 따른 생활습관병”

유방암은 출산ㆍ수유ㆍ음식을 비롯해 신체활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노동영 서울대병원 암병원장은 “유방암은 위암, 간암 등과 달리 ‘선진국형 암’으로 일종의 생활습관병”이라며 “특히 서구형 식습관 등으로 인해 발생률이 늘어난다”고 했다. 노 원장은 따라서 “적절한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신체활동 등으로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고 30% 이상 재발도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유방암이 계속 늘고 있는 이유는 과거에 비해 초경이 빨라지고 임신 연령이 늦어지는 등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문병인 이대목동병원 유방암ㆍ갑상선암센터장은 “에스트로겐은 유방암 발병 원인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에스트로겐은 유방암 세포로 잘 돌변하는 유관(乳管) 상피세포를 증식시키는데, 유관 상피세포가 과다하게 증식하면 암이 될 돌연변이 세포가 생겨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한유방암학회도 ▦초경이 이를수록(12세 이전) ▦30대 이후 첫 임신한 경우 ▦아기를 적게 낳을수록 ▦폐경이 늦을수록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초경이나 폐경, 임신 시기 등을 마음대로 조절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평소 체내 에스트로겐 농도를 낮추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하루 평균 소주 1잔 이상 마시지 않을 정도로 절주하고, 가급적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채소와 과일, 콩을 섭취하고, 하루 7~8시간 정도 잠을 충분히 자고, 달리기나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운동을 하루 1시간 이상 1주일에 3~5차례 하면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30세 이후 매달 유방자가검진을

유방암은 진행된 이후 발견하면 완치가 어렵고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는다. 그래서 평소 자신의 유방에 관심을 갖고 변화가 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이전에 만져지지 않던 혹이 만져지거나, 유방 모양의 변화가 있거나 유두에서 분비물이 있는 등의 변화가 있는지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한다.

한국유방암학회는 30세 이후 매달 유방 자가 검진, 35세 이후 2년마다 의사의 임상 진찰, 40세 이후에는 1~2년마다 의사의 임상진찰 및 유방촬영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국가 암 검진 권고안은 40~69세 여성에게 2년마다 유방촬영검사와 의사의 임상진찰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방암 자가 검진을 하는 30~40대 여성은 13.5%에 불과한 실정이다(한국유방암학회 조사). 자가 검진은 매달 한 번씩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송정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가임기 여성은 생리가 끝나고 3~5일 뒤가 검사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했다. 임신이나 폐경 등으로 생리가 없을 경우에는 매월 일정한 날짜를 정해 자가 검진을 하면 된다.

자가 검진을 통해 알 수 있는 가장 흔한 유방암 증상은 가슴에 잡히는 멍울이다. 멍울을 확인하려면 왼쪽 팔을 든 채 오른 손의 가운데 세 손가락으로 왼쪽 가슴을 젖꼭지에서부터 바깥쪽으로 원을 그리듯 넓혀가면서 만져보면 된다. 왼 팔을 들어 같은 식으로 오른쪽 유방을 만져본다. 멍울을 손으로 만졌을 때 아프지 않고, 딱딱하고, 울퉁불퉁하며, 잘 움직이지 않으면 암일 가능성이 있다.

젖꼭지를 부드럽게 짰을 때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면 암일 수 있다. 젖이나 맑은 물이 나오면 유방암이 아니다. 유방 피부나 젖꼭지 모양이 변했는지도 살펴야 한다. 유방 피부가 귤 껍질처럼 변하거나 젖꼭지가 함몰되면 암을 의심해야 한다. 젖꼭지 주변이 헐어 진물이 나거나 딱지가 생겨도 위험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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