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감독
[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어린 투수가 이렇게 많이 던져도 되나."
김태형 두산 감독이 '뼈 있는' 농담으로 미디어데이를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김태형 감독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상대팀의 키플레이어를 꼽아달란 질문에 "타자 쪽에선 당연히 박병호다. 박병호 앞에 테이블 세터진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입을 열었다. 투수 쪽에서는 선발을 무너트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김 감독은 "선발을 무너트리는 게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본심은 따로 있었다. 김 감독은 "조상우가 굉장히 잘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넥센과 SK의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돌아보며 "어린 선수가 저렇게 많이 던져도 괜찮나 싶었다"고 말해 염경엽 넥센 감독을 당황시켰다.
조상우는 지난 7일 목동에서 열린 SK와의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3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조상우의 호투를 발판 삼아 넥센이 승리를 거뒀다. 김태형 감독은 "조상우를 보면서 굉장히 걱정을 했다. 어리니까 아무 것도 모른다. 감독이 던지라니까 죽어라 던지고 있는데 나중에 분명히 후회할 거다. 무리하지 말라"며 조상우를 걱정해 웃음을 안겼다.
이유 있는 경계다. 올해 70경기에 나와 8승5패19홀드 5세이브 평귱자책점 3.09를 기록한 조상우는 올 시즌 두산전에 8경기에 나와 1승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19로 강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사실상 마무리 투수로 나와 긴 이닝에도 투입될 것이 예상된다. 조상우의 등판이 두산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노릇이다.
하지만 불펜의 '핵' 조상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상대 수장의 견제에도 "잘 던지겠다"고 응답하며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조상우는 "단기전이기 때문에 전날 몇 개를 던졌든 항상 최고의 컨디션만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가겠다. 연투를 해도 힘들진 않을 것 같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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