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시 함덕ㆍ협재해수욕장과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 등 3곳에 몰카 금지를 요청하는 중국어 안내방송이 처음 등장했다. 중문해수욕장에서 8월초 중국인 관광객 A(33)씨가 비키니 차림의 여성들을 촬영하다 적발되는 등 몰카 범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몰카뿐 아니다. 지난달 29일 새벽 중국인 B(33)씨는 제주시 연동의 한 도로에서 운행 중인 차량 위에 담뱃재를 떨어뜨리고 이에 항의하는 여성 운전자는 물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폭행했다.
국제 관광지로 각광받는 제주지역에 하루 1건꼴로 외국인 범죄가 발생하고 있고, 이중 절반 이상이 중국인이 저지른 범죄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말 현재까지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는 289건이다. 한달 평균 32.1건, 하루에 1건꼴로 외국인 범죄가 발생한 셈이다.
실제로 제주지역 외국인 범죄 증가율은 전국 평균의 4배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경찰청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이철우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외국인 범죄는 2012년 2012년 164건에서 지난해 333건으로, 10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 해 전국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는 3만 671건으로, 2012년 2만 4,373건에 비해 25.8% 증가했다. 외국인 범죄 증가율이 높은 울산(74.7%), 충남(45.6%)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또 최근 3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 796건중 417건이 중국인의 소행으로 전체 건수의 절반을 넘고 있다.
제주 경찰청 관계자는 “외국인 범죄가 급증한 이유는 제주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등록 외국인수가 지난해 1만 4,000명을 넘어선데다 중국인 등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도 330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라며 “상주 외국인이 크게 늘어나면서 관련 범죄도 늘고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외사과 신설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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