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협력사 '에이스클럽' 결성 등
계열사별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임직원 '급여 우수리' 모아 장학금
대학생 봉사단 뽑아 해외 파견도
LS그룹 구자열 회장은 ‘함께 해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해내자’는 의미에서 LS파트너십을 주요 경영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리더란 이끌고 지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일어설 힘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협력업체들을 ‘강소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LS그룹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다.
올해 광복절을 맞아 LS전선, LS산전, LS엠트론, LS메탈 등 주요 계열사들은 모두 협력업체에 현금으로 대금을 결제했고, 추석 때도 상품 대금을 미리 지급했다. 연휴 등을 앞두고 자금 경색 때문에 곤란함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아예 하나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과 손잡고 상생협력펀드, 상생파트너론 등을 만들었다. 2,3차 협력업체들까지도 이 펀드를 통해 대출금리를 우대받거나,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자금 지원에만 그치지 않는다. 계열사별로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도 마련해뒀다. LS전선은 전선의 주재료인 구리의 국제가격 변동에 맞춰 협력사 납품단가를 조정한다.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는데 납품단가를 유지할 경우 협력업체가 어려워지는 걸 피하기 위해서다. 아예 구리 등 원자재 가격 변동 상황을 회사 인터넷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우리도 여기에 맞춰 납품단가를 조정하니 1차 협력업체들도 2차, 3차 협력업체들을 배려하라는 취지다.
제품의 공동개발이나 생산설비 지원, 공동 특허 출원, 특허 자문 등을 통해 협력사의 기술개발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중소업체들은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협력사 직원 260여명을 데려다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전력기기와 산업용 자동화 기기, 태양광 관련 제품들을 만드는 LS산전은 ‘에이스 클럽’이란 걸 만들었다. 일처리가 빠르고 성과가 좋은 협력사를 선정해 정보화시스템 구축, 품질 개발, 인재 관리 및 육성 기법 등을 지원한다. 협력사들의 태양광 부문 시공품질 개선을 돕기 위해 별도의 교육을 실시하고, 개선에 노력한 협력사들에게는 ‘태양광발전파트너’라는 이름을 부여해 인증서를 발급해준다. 중소기업들의 취약한 신용도를 높여주기 위한 조치다.
울산 온산공단에 위치한 LS-니꼬 동제련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주력 제품인 전기동(99.99% 이상의 순수한 동)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뜨거운 증기를 그냥 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간 140만톤씩 발생하는 증기 가운데 70만톤은 직접 쓰고 나머지 70만톤 정도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다른 공장에 공급, 에너지원으로 쓰도록 했다. 이를 위해 200억원을 들여 별도의 설비를 만들었다.
산업기계를 생산하는 LS엠트론은 중소기업청 등과 손잡고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은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연구개발 과제에 대한 자금 지원과 첨삭 지도를 해나간다. 연구개발 과제의 발굴, 선정은 LS엠트론이 맡고 관련 중소기업을 연구개발에 참여시킨다. 지난 3년간 184억원의 자금을 들여 40여가지 과제를 진행했다. 개발된 기술은 공동 특허 등을 통해 협력사들의 핵심기술로 축적되고 있다. 이런 성과 자체도 중요하지만, 연구개발과제를 함께 수행하면서 중소기업들은 기술개발 과정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또 ‘급여우수리제’를 마련해 임직원들 월급에서 1,000원 이하 금액을 모아 지역사회 아동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LS그룹은 사회 공헌활동도 왕성하게 벌이고 있다. 구자열 회장은 올해 1월 첫 경영활동으로 15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경기 안성 양성면의 장애인시설을 찾아 환경개선 사업을 벌이고, 방한복 500여벌을 전달했다. 또 안성 명목리의 독거노인과 소외계층을 찾아 5,000장의 연탄도 배달했다. 방학이 되면 부산, 인천, 울산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과학교실을 열고, 매년 180여명의 초등학생들을 LS드림캠프에 초청해 과학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퀴즈 대회를 연다.
봉사활동은 해외로도 뻗어나간다. 2007년부터 국내 대학생을 뽑아 인도,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 봉사단으로 파견했다. 아이들을 상대로 태양광 전지의 원리 등을 알려주는 과학교실을 열고, 환경과 위생 관련 교육도 진행한다. 지난해부터는 교실이 부족하거나 낡은 지역을 찾아 학교를 새로 지어주는 교육환경 개선사업도 시작했다. 매년 1~2곳씩 선정해 교육시설을 새로 짓고 ‘LS드림스쿨’이란 이름을 붙인다. 올해에만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 근처에 LS드림스쿨 5호와 6호를 짓기 시작했다. LS그룹은 자금을 지원하고, 설계ㆍ시공ㆍ운영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하도록 한다. LS그룹 관계자는 “가장 가까운 협력사, 지역 사회 주민들과 함께 노력해 LS그룹이 미래세대의 꿈을 후원하는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려 한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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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은 협력사와 정기적으로 만나 고충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LS산전과 새한전자가 ‘토크 콘서트’를 연 뒤 기념 식수를 하고 있다. LS그룹 제공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경기 안성 명목리 마을에서 연탄을 나르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첫 경영활동으로 봉사활동을 택할 정도로 사회공헌을 중시한다. LS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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