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활력 잃은 경주 보문단지… 호텔 등 잇단 매각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활력 잃은 경주 보문단지… 호텔 등 잇단 매각설

입력
2015.10.08 20:00
0 0
실크로드경주 2015가 열리고 있는 9일, 체크아웃을 앞둔 투숙객 등으로 북적여야 할 오전 11시쯤 보문단지 내 한 특급호텔 커피숍은 한산하다 못해 적막감이 돌고 있다.
실크로드경주 2015가 열리고 있는 9일, 체크아웃을 앞둔 투숙객 등으로 북적여야 할 오전 11시쯤 보문단지 내 한 특급호텔 커피숍은 한산하다 못해 적막감이 돌고 있다.

국내 대표적 휴양관광지인 경주 보문단지가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실크로드경주 2015처럼 2, 3년마다 엑스포가 열리고, 벚꽃 철에 반짝하지만 그 때뿐이다.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야간광광 콘텐츠 부족은 개선될 기미가 없고, 견디다 못한 호텔 등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고 있다.

경영난으로 호텔 등 잇단 매각설

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단지 내 한 특급호텔이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외적으로 공개매각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소문이다. 모그룹이 경영난을 겪게 되자 비주력사업을 정리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는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1980년대 신혼여행 숙박지로 각광을 받았던 콩코드호텔은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문이 굳게 닫혀있다. 1979년 경주에서 2번째로 개장한 이 호텔은 오랜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말 영업을 중단했다. 지난 1월 매매계약체결 소식이 전해졌지만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복수의 매수 희망자들이 나섰지만 재개장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납품대금 등을 받지 못한 채권자와 40억원 가까운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2년여 전 개장과 함께 경주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한 버드파크도 매물로 나왔다. 수많은 희귀조류를 감상할 수 있고, 새를 직접 만지거나 먹이를 줄 수 있어 어린이체험이나 가족단위 관광이나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인기가 높았다. 과다한 초기투자비에 비해 입장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매각을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영난 등으로 매각설이 도는 특급호텔이나 대형 관광시설은 1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문중심상가 공동화 여전

게다가 보문중심상가 공동화 문제도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공사 측은 상가 노후화로 상권이 위축되자 2년 전부터 폐쇄한 채 리모델링이나 새로운 업종 유치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그 동안 명품아울렛, 면세점 등의 유치를 추진했으나 시내상권 위축을 우려한 상인과 경주시 등의 반대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주시도 민간매각 대신 시가 매입할 의사를 시사하고도 시의회의 반대 등을 이유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보문관광단지의 가장 큰 핸디캡은 쇼핑”이라며 “1970년대 조성 당시에는 휴양에 방점이 찍혔지만, 관광의 흐름이 바뀌면서 쇼핑과 밤문화가 중요한데 보문단지에는 둘 다 없다”고 지적했다. 또 “보문단지 내 명품아울렛이나 면세점 등이 들어서도 시내상권과 고객층이 다른 만큼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부족한 밤 문화는 개선될 기미가 없다. 경북관광공사 등은 그 동안 야간음악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했지만, 민간 차원에서 관광객들을 붙잡을만한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어 역부족이다.

쇼핑ㆍ야간콘텐츠 확충 절실

박모(45ㆍ회사원)씨는 “패키지 상품으로 보문단지 특급호텔에 투숙을 해도 해만 떨어지면 갈 곳도, 볼거리도, 먹을 곳도 마땅찮은 곳이 보문단지”라며 “모처럼 특급호텔에 자게 됐는데 가족끼리 저녁 먹고 방안에만 있어야 하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말했다.

보문단지내 한 관광업체 관계자는 “보문단지는 최근 컨벤션센터가 문을 연 뒤 주변 관광산업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보문상가는 여전히 문이 닫혀 있고, 일본관광객이 급감한 때문인지 더 어려운 것 같다”며 “경주시가 앞장서서 단지 내 쇼핑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문단지는 해외차관을 도입해 1979년 4월 1단계 공사를 마친 계획형 휴양관광단지다. 800만㎡ 가량의 부지에 특급호텔과 콘도미니엄, 골프장을 비롯해 각종 관광업소 등 다양한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