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감독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오늘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어떻게든 단판으로 끝내야 앞으로 해볼 만하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넥센은 연장 11회 혈투 끝에 5-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4위 어드밴티지로 1승을 안고 시작한 넥센은 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희망대로’ 단판으로 끝내고 큰 출혈 없이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진출, 3위로 직행한 두산과 10일부터 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투게 됐다. 넥센이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건 2013년 이후 2년 만이며 두산과 리턴매치다. 당시 넥센은 두산에 2승을 먼저 따 내고도 내리 3연패해 가을잔치를 허무하게 마감했다. 반면 정규시즌 5위로 턱걸이한 SK는 가을잔치를 하루 만에 마감하게 됐다.
3-3으로 맞서다 연장 11회초 1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던 넥센은 11회말 2점을 뽑아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11회초 SK가 넥센 포수 박동원의 패스트볼로 점수를 냈고, 넥센은 11회말 공격에서 2루타 2개로 동점을 만든 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윤석민의 평범한 플라이타구를 놓친 SK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으로 끝내기 점수를 뽑았다. 포스트시즌에서 끝내기 실책이 나온 건 통산 세 번째다. 넥센 스나이더는 11회말 동점 2루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기대를 모았던 좌완 에이스간의 선발 맞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 넥센의 앤디 밴헤켄은 6이닝 동안 6⅔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곁들이며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3실점(2자책)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제 몫을 다했다. SK 김광현도 1회말에만 볼넷 4개를 내 주는 등 제구가 불안한 가운데서도 5회까지 1실점(3피안타 4볼넷 4탈삼진)으로 버텨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넥센은 1회말 상대 선발 김광현의 제구 불안을 틈타 3타자 연속 볼넷으로 맞은 1사 만루의 찬스에서 유한준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SK는 5회초 선두타자 브라운의 좌중월 솔로홈런으로 간단히 1-1 균형을 맞췄다. 이어 박정권의 3루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에 이은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추가 득점 기회를 이어갔다. 정상호의 번트 실패로 흐름이 끊기는 듯했지만 나주환의 좌중월 3루타로 2-1 역전에 성공한 뒤 상대 송구 실책에 편승해 나주환마저 홈을 밟아 3-1을 만들었다. 넥센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1-3으로 뒤진 7회말 공격에서 서건창의 볼넷에 이은 고종욱의 3루타와 이택근의 내야 땅볼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팽팽한 불펜 싸움에 돌입해 정규이닝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에 돌입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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