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스나이더
[목동=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명불허전'이다. 스나이더(33·넥센)가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남자'의 활약을 예고했다.
스나이더는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와 와일드 카드 1차전에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SK 선발 김광현에게 스나이더가 올 시즌 3타수 무안타로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 후반 찬스가 온다면 스나이더를 대타 카드로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후반기에만 타율 0.299, 16홈런 35타점을 올리는 그는 '히든 카드'로 기회를 기다렸다.
기회는 빨리 왔다. 그는 1-3으로 뒤진 6회 2사 1루에서 박헌도 타석에 대타로 나섰다. 그는 상대 두 번째 투수 켈리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2사 1·2루를 만들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그의 타격감을 선보이기엔 무리가 없었다.
결정적 찬스에서 강했다. 3-4로 뒤진 연장 11회 1사 2루에서 이날 세 번째 타석을 맞은 스나이더는 정우람의 초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그대로 우익수 키를 넘어갔고 그 사이 2루주자 유재신이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다. 스나이더의 동점타에 넥센은 분위기를 탔다. 넥센은 게속된 1사 2루에서 김하성이 고의사구로 걸어나가 1사 1·2루 기회를 이어나갔고 이어 박동원이 삼진을 당했지만 서건창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넥센의 뒷심에 SK가 흔들렸다. 넥센은 4-4로 맞선 2사 만루에서 윤석민의 뜬공을 상대 유격수 김성현이 놓친 사이 3루주자 스나이더가 홈을 밟으며 5-4 역전에 성공했다. 스나이더의 맹활약에 넥센은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SK를 누르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
스나이더에게 '가을'은 약속의 계절이다. 국내 무대를 처음 밟았던 지난해 LG 소속으로 뛰면서 시즌 내내 부진한 모습에 실망을 안겼다. 2014 시즌 성적은 타율 0.210, 4홈런 17타점. 하지만 가을에 들어서자 스나이더는 거짓말 같은 반전을 선보였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8경기를 뛰며 타율 0.433, 2홈런 6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는 이날 안타를 때려내며 포스트시즌 9경기 연속 안타 행진 기록까지 이어갔다. 이날 경기 후 데일리 MVP로 선정되며 두 번째 가을의 '시작'을 알렸다.
-선발에서 빠졌는데 어떤 준비하고 있었나.
"정규리그 때도 같은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선발로 안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기중 들어가겠다는 생각을 하며 준비하고 있었고 팀에서 각 선수마다 역할이 있는데 오늘은 벤치멤버로 나가 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
-11회 초구를 쳤는데 노림수가 있었는지.
"전 타석에서 상대했을 때 직구로 나를 공략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직구를 노려 쳐 좋은 결과가 있었다."
-단기전에 유독 잘하는데 자신감이 있나.
"포스트시즌을 위해서 페넌트레이스를 계속 해왔고 야구에서 제일 재미 있는 기간이 플레이오프다. 야구를 하면서 재미 있게 하는 편이고 포스트시즌이라서 복잡하게 생각하기 보다 간단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 팀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을 많이 해서 어떻게 하는지 잘 알고 있고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결승 득점을 올리는 순간을 설명하자면.
"처음 공이 배트에 맞았을 때 아웃이라고 생각했는데 홈 쪽으로 뛰어가면서 봤을 때 투수는 그냥 서 있었고 공 근처에 아무도 없는 것을 봐서 빨리 홈을 밟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왔다. 운이 좋았다."
목동=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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