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경향ㆍ기술 발빠르게 접목하고
쉽고 일관성 있는 디자인 채택해야"
최근 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이 개발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모바일 소프트웨어(앱)가 해외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 업체가 개발한 앱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글코리아는 7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앱ㆍ게임 개발사와 이들의 성공 전략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구글의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 사업을 이끄는 라리사 폰테인 총괄은 한국 앱ㆍ게임의 흥행 비결로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한국 개발자들이 최신 경향과 신기술을 가장 발 빠르게 적용한다”며 “또 세계 어디서든 통할 수 있는 쉽고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한국 개발자들은 시장 흐름을 기민하게 읽고 이를 앱 개발에 적절히 적용하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스마트기기는 전 세계에서 무려 14억대가 이용되고 있다. 구글은 구글플레이를 통해 더 다양한 앱이 많이 유통될 수 있도록 앱 개발사들에 번역이나 클라우드 테스트, 현지 맞춤 가격 책정 및 부가세 대납 등을 지원한다. 그만큼 구글플레이와 구글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면 아무리 작은 개발사더라도 멀게만 느껴졌던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쉬워진다.
대표적인 예가 모바일 영상메신저 ‘아자르’를 운영하는 국내 앱 개발사 하이퍼커넥트다. 아자르는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쓸어 넘기면 세계 각지의 이용자들과 무작위 연결돼 영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앱은 2013년11월 출시됐지만 국내에서는 스카이프 등에 밀려 이용자를 거의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의외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중동 국가들과 터키, 대만 등에서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이후 아자르는 12개 국가에서 구글플레이 앱 매출 5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내려 받은 건 수는 1,600만건을 넘어선다. 이에 지난달에는 월 매출 10억원을 달성했고 이 가운데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는 “구글 번역 서비스를 통해 한 언어당 불과 100~150달러를 들여 동시에 18개 언어로 앱을 출시할 수 있었다”며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앱을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넷마블게임즈가 지난 4월 구글플레이를 통해 148개국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마블 퓨처 파이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게임은 넷마블이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 마블사의 캐릭터를 활용해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목표로 만든 게임이다. 인기 캐릭터에 힘입어 출시 이후 미국,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에서 주목을 받으며 2주 만에 내려받기 1,000만 건을 돌파했고 최근 3,000만 건을 넘어섰다.
이 같은 두 업체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폰테인 총괄은 “지속적인 성장을 원한다면 해외로 눈을 돌리라”고 조언한다. 그는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높고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을 적극 노려야 한다”며 “동시에 앱 구매력이 높은 미국, 일본, 대만 등을 공략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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