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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지자체들 ‘이순신 마케팅’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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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지자체들 ‘이순신 마케팅’ 경쟁

입력
2015.10.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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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복원·관광개발 사업 과열

역사성 혼란·예산낭비 우려

전남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순신 장군 유적 복원과 관광자원 개발 사업을 앞 다퉈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너나 할 것 없이 ‘이순신 마케팅 선점’에 나서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전라좌수영의 본거지인 여수시는 7일 거북선을 만든 본영 선소와 돌산 방답진 선소, 여천 선소 등 3곳을 2017년까지 10억원을 들여 선소 공원화 사업과 거북선 체험장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삼도수군통제영과 전라좌수영 동헌 복원 사업은 2022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여수시는 전라좌수영 겸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던 고장으로 이순신 장군이 1591년 전라좌도수군절도사로 부임해 노량해전에서 전사할 때까지 6년간 머물던 곳이다. 여수에는 국보 제304호인 진남관을 비롯해 임진왜란 관련 유적 18곳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순천시도 순천왜성(전라남도 기념물 제171호)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일본이 조선을 재침략하기 위해 축성된 이 성은 일본군이 축성한 30개의 성곽 중 전라도 지역에서 유일한 왜성이다. 순천시는 108억원을 들여 성곽 복원과 토지 매입을 마쳤으며 검단산성과 충무사 등과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영 관할 5관 5포 중 1관 4포가 있을 정도로 전략적 요충지였던 고흥군은 역사체험관 건립, 이순신 장군 전승 탐방사업, 이순신 평화공원 조성, 백의종군로 개설 등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고흥은 이순신 장군이 수만 군호로 첫 부임을 받아 18개월 동안 재직한 곳이다.

보성군은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에 다시 임명된 후 선조에게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今臣戰船 尙有十二)”라는 장계를 올린 곳으로 알려진 열선루(列仙樓)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유재란 때 소실됐다가 열선정으로 다시 지어졌으나 일제 때 철거된 이후 정확한 위치가 사라졌다.

올해 초 보성읍내 도로공사 중 보성초등학교 운동장 인근에서 열선정 주춧돌 일부가 발견됐다. 보성군은 열선루의 위치와 규모 등 기본조사를 마치고 복원 사업비로 9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해남군은 우수영 울돌목에 세워져 있는 ‘명량의 고뇌하는 이순신 상’을 전국 최초로 상표 등록했다. 수많은 이순신 장군 동상이 갑옷을 입고 칼은 든 모습이지만 울돌목 이순신 상은 도포를 입고 지도를 든 유일한 모습으로 제작돼 차별화된 가치를 인정받았다.

전남지역에는 여수와 순천, 보성을 비롯해 구례 석주관 칠의사묘, 고흥 충무사, 발포진성, 완도 고금도 충무사,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 등 각지에 이순신 장군 유적이 분포해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이충무공 유적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자원화 사업과 이를 연계시킨 차별화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경쟁 과열과 역사성 혼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순천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남해안 지자체들이 한때 너도나도 거북선 건조에 뛰어들면서 예산 낭비 등 부작용을 초래한 적이 있다”며 “이순신을 소재로 한 사업 의도는 좋지만 유사한 관광 사업은 우리 역사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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