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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토요근무 1년 만에 부활… 집배원들 "적자 책임 전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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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토요근무 1년 만에 부활… 집배원들 "적자 책임 전가" 반발

입력
2015.10.0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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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과중" 조합원 69% 반대

찬반 입장 따라 노조 갈등도

경기 시흥우체국의 집배원 이상철(52)씨는 5일 오전 6시30분 우체국으로 출근했다. 그는 이날 편지ㆍ등기ㆍ택배 등 1,300통의 우편물을 배송하고 오후 8시가 넘어 퇴근했다. 점심은 배송 중 틈틈이 마신 주스로 때웠다. 각종 고지서가 몰리는 ‘폭주기(15~25일 사이)’에는 점심을 거르는 일이 다반사다. 당일 배송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하면 다음 날 경기 안산인 집에서 오전 5시30분에 나와 일찍 배달도 한다.

우정사업본부가 1년 만에 집배원들의 토요근무 부활을 추진하면서 일선 집배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토요근무부활에 대한 찬반입장에 따라 노노갈등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1일 우정사업본부와 전국우정노조는 노사협의회를 열어 지난해 8월 폐지한 토요근무를 9월 12일부터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관례상 추석명절 전후로 토요근무를 해온 만큼 연휴가 끝난 10일부터 실질적인 토요근무가 시작된다. 김시원 전국우정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적자 누적으로 인력감축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결단이 필요했다”며 “올해 말까지 추가 인력 충원 등 업무량 저하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조합원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장시간 노동에 시름하는 집배원들의 처지는 외면한 채 회사측이 적자부담을 집배원에게만 떠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이 결정이 조합원의 의견을 무시한 ‘밀실합의’라는 점도 문제삼고 있다. 토요근무에 반대하는 조합원 3,000여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커뮤니티를 꾸리고, 토요근무에 합의한 조합집행부와 회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결집시키고 있다.

실제로 집배원 다수가 토요근무 부활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 6월 전국우정노조가 집배원 1만5,135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8.8%가 토요근무 재개에 반대했다. 이들은‘(본부 적자에 대한 고통을)집배원들에게만 전가(38.1%), 인력부족ㆍ업무량 증가(24.8%) 등을 이유로 꼽았다. 토요근무가 시행됐던 2013년 집배원은 주당 평균 64.6시간(정규직 평균 42.7시간)을 일했고, 재해율(2012년 기준ㆍ2.54%)은 노동자 평균(0.59%)의 4.3배에 달했다. 상시적 인력부족 때문이다. 일본은 집배원 1명의 담당인구가 660명이지만 한국은 2,800명에 달한다. 우정사업본부는 토요근무 재개를 위해 집배원 388명을 충원한 상태다.

최승묵 토요근무반대ㆍ우정노조지도부퇴진비대위 공동대표는 “보다 확실한 장시간 노동 해소 방안을 우선 마련한 뒤 토요근무 도입 등을 검토했어야 했다”며 “회사측과 밀실합의를 한 노조위원장에 대한 퇴진서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정부 지원금 없이 독자적으로 경영되는 독립채산제 공공기관으로, 우편사업에서만 2012년 707억원, 2013년 246억원, 2014년 349억원의 적자를 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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