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상품선물 트레이더 로이 롱스트리트(Roy Longstreet)는 '항상 대승(大勝) 뒤에 대패(大敗)가 온다'며 성공에 취해 있는 트레이더들을 경고했다. 큰 수익을 얻은 뒤에 수익을 모두 반납하고 손실로 귀결되는 매매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며, 초보자나 전문가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필자 역시 초보시절 단 며칠 사이에 평범한 직장인들의 일년 치 봉급을 벌었다가 반나절 만에 수익을 모두 토해냈던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뜻밖의 행운으로 거금을 손에 쥐었다가 후속 거래의 실수로 허망한 결말을 맞곤 한다. 왜 큰 성공 뒤에는 항상 큰 실패가 찾아오는 것일까?
필자는 추세(trend)의 전환에서 가장 큰 이유를 찾는다. 추세는 일정기간 동안 형성된 주가의 방향이다. 주가에는 관성이 있어서 지금까지 진행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려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가 추세와 같은 방향으로 매매를 하게 되면 추세가 꺾일 때까지 지속적으로 수익이 난다. 중간에 일시적으로 조정이 들어오더라도 추세가 살아 있으면 다시 진행방향으로 나아가며 큰 수익을 안겨준다.
하지만 문제는 추세가 반전되면서 발생한다. 추세의 반전은 일시적 조정과 다르다. 조정은 지지선을 만나면 다시 반등하지만 반전된 추세는 지지선을 무너뜨리며 반대방향으로 맹렬하게 나아간다. 그동안 추세를 따라 큰 수익을 얻은 투자자는 기존의 추세가 돌아올 거라고 믿고 역방향 매매를 계속하다가 결국 지금까지 쌓아놓은 수익을 모두 반납하게 된다.
노련한 트레이더는 추세의 반전과 일시적 조정을 구별할 줄 안다. 그래서 추세가 반전되면 지금까지 얻은 수익에 감사하며 미련 없이 물량을 청산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미들은 그렇지 못하다. 추세가 계속 될 거라고 믿는 집착, 더 큰 수익을 얻고자 하는 과욕이 투자자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고 간다.
운(運)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묘하다. 좋은 운과 나쁜 운은 계속 돌고 돌며 인간을 절망과 희망 사이를 오가게 한다. 큰 수익을 얻은 뒤에 손실이 계속된다면 자신의 좋은 운이 다했다고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나쁜 운을 피해서 매매규모를 줄이며 분수에 맞는 트레이딩을 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주식부처는 십 수 년간 기술적 분석을 연구하고 있는 선물 트레이더다. 자본시장에서 1조를 버는 것이 그의 인생목표다. 2012년 자신의 투자철학을 담은 '주식부처의 투자설법'을 출간한 바 있다. stockbuddha@daum.net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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