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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춘 '미술장터' 시즌… 이번 기회에 콜렉터 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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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춘 '미술장터' 시즌… 이번 기회에 콜렉터 돼볼까

입력
2015.10.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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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작가가 제작한 소품 판매

'2015 비아트마켓'

100만원 이하 작품 거래

'오늘의 살롱 2015'전

젊은 작가 회화작품 거래

작가-수집가 직거래 실험

젊은 작가들이 대중과 직접 만나 작품을 직거래하는 미술장터가 늘고 있다. '오늘의 살롱'전에 전시되는 노상호의 '밴드' 커먼센터 제공
젊은 작가들이 대중과 직접 만나 작품을 직거래하는 미술장터가 늘고 있다. '오늘의 살롱'전에 전시되는 노상호의 '밴드' 커먼센터 제공

6~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15는 행사 기간 동안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을 ‘VIP 아워’로 설정해, 소수 수집가들의 ‘쾌적한 관람’을 유도한다. 작품을 살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 있고, 구매능력이 있는 VIP 고객이 그저 작품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보다는 중요한 게 현실이다. 비단 KIAF 행사가 아니더라도 대중에겐 미술품이란 고급 취향을 지닌 부유층의 전유물이거나 재테크 수단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미술작품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접하고 쉽게 구매할 수는 없을까. 이런 문제의식을 지닌 젊은 미술작가들이 미술장터를 열고 있다. 문턱이 낮은 저가의 작품, 작품으로부터 파생된 미술상품을 판매하는 자리다.

'굿-즈'에서 판매될 윤향로의 '블라스티드 랜드스케이프' 굿-즈 제공
'굿-즈'에서 판매될 윤향로의 '블라스티드 랜드스케이프' 굿-즈 제공

14일부터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굿-즈’는 신생공간으로 통하는, 작가와 큐레이터가 직접 운영하는 15개 전시장이 연합한 기획전이다. 작품 자체가 아니라 작품을 바탕으로 제작된 미술상품을 작가가 직접 제작해 판매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모색 2014’에 참여한 화가 노상호는 자신의 드로잉을 직접 다시 그려서 판매하고, 윤향로는 지금까지의 드로잉 연작을 모은 만화책을 제작했다. 영상작가 김희천은 자신의 영상작품 ‘바벨’에 등장하는 물체를 3D 프린터로 인쇄해 만든 시계를 내놓았다. 1인 밴드 ‘야마가타 트윅스터’ 활동으로 유명한 음악가 한받은 시각예술작가 이세준을 가수로 데뷔시키는 ‘콜레라마 프로젝트’ 음반과 제작과정을 담은 영상물을 판매한다.

부산에도 유사한 시도가 있다. 2014년 3월 결성한 예술인들의 모임 비아트협동조합은 동해남부선 폐선으로 문을 닫은 옛 해운대기차역에서 7일부터 11일까지‘2015 비아트마켓’을 연다. 부산 지역 작가를 중심으로 31팀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미술 판매-소비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수공예품 상점과 미술작가가 협업해 만든 한정판 주문제작형 미술상품을 판매하는 ‘콜라보전’, 100만원 이하의 작품을 판매하는 ‘원작전’, 영상작품을 상영하고 입장료를 받는 ‘영감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비아트마켓'에 전시되는 김지연의 '사소한 사치의 평온과 낭패' 비아트마켓 제공
'비아트마켓'에 전시되는 김지연의 '사소한 사치의 평온과 낭패' 비아트마켓 제공

7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영등포동 커먼센터에서 작가 42명이 217점을 전시하는 ‘오늘의 살롱 2015’전은 7~11일 작가와 수집가 사이 직거래를 주선하는 아트페어로 먼저 막을 연다. 기존 미술시장에서 잘 거래되지 않는 젊은 작가들의 회화작품을 통상 작품가격의 70% 수준으로 판매한다.

미술장터는 고가의 미술작품에 대한 부담, 이 때문에 미술 자체에 대해 느끼는 높은 장벽을 지우고 일반 대중이 일상 속에서 미술을 누릴 수 있게 하려는 시도다. ‘굿-즈’와 ‘비아트마켓’에서 작가가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미술상품은 저가이긴 하지만 기존 상품에 작품 이미지를 덧칠하거나 작품을 복제 프린트하는 양산형 디자인상품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5월 커먼센터에서 열린 전시 ‘혼자 사는 법’은 부대행사로 아트페어를 열어 5,000원, 1만원짜리 미술상품을 판매함으로써 5일동안 700여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냈다. 또 이들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주관사업인 '작가미술장터 지원사업'의 지원대상으로 선정됐다.

‘비아트마켓’에 참여한 화가 정지영은 “프랑스 유학 당시 지역마다 미술장터가 열려 부담 없는 가격으로 그림을 사고팔면서 미술이 대중의 일상 속에 깊이 자리잡은 모습을 목격했다”며 “한국에서는 이런 장터가 없는데 비아트마켓과 같은 행사를 통해서 ‘일상 속 예술’이 정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9월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에서 열린 ‘예술가길드 아트페어’의 총감독을 맡아 직거래 미술장터를 실험했던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작가들이 기존의 미술시장에서 거래하기 어려운 작품을 유통하는 새로운 시장을 마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오늘의 살롱'이 열렸던 커먼센터. 커먼센터 제공
2014년'오늘의 살롱'이 열렸던 커먼센터. 커먼센터 제공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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