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에서 끝낼 생각밖에 없다."(넥센)
"준플레이오프를 치를 짐까지 쌌다."(SK)
넥센과 SK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하루 앞둔 6일 목동구장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필승 의지를 다졌다.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염경엽 넥센 감독은 "뚜렷한 목표(우승)를 갖고 출발했는데 어렵게 포스트시즌을 시작한다"며 "다음 단계를 위해 1차전 승리를 목표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5위로 1패를 안고 시작하는 김용희 SK 감독은 "우리 상황은 백척간두(百尺竿頭ㆍ위태로움이 극에 달함)"라며 "1차전에서 꼭 승리하고, 2차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함께 참석한 양 팀의 대표 선수들 역시 생각은 같았다. 넥센 박병호는 "첫 경기를 꼭 잡아 끝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면서 "페넌트레이스에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절실함으로 1차전에 끝내겠다"고 했다. 주장 이택근은 "SK가 올라오느라 고생 많았다"며 "첫 번째 게임에서 끝냈으면 하는 생각밖에 없다"고 심리전을 펼쳤다.
반면 SK 캡틴 조동화는 "아내가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이 열리는) 잠실까지 갈 짐을 싸줬다. 천천히 집에 오라고 하더라. 와일드카드로 계기가 생겼으니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대구에 가서 동생(조동찬ㆍ삼성)과 밥을 먹겠다"고 재치 넘치는 출사표를 던졌다. 마무리 투수 정우람은 "당초 생각했던 것만큼의 순위는 아니지만 이렇게 올라왔으니 더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 계속 이겨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팀은 시즌 막판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넥센은 막판 두산과의 3위 싸움에서 밀린 반면, SK는 최종전을 승리하고 두산이 5위 경쟁 팀 KIA를 꺾어 극적으로 가을 야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년간 선수들에게 즐기라고 했는데 올해는 즐기면 안 된다. 한 경기, 한 경기 절실하게 해 한 단계씩 올라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정규시즌 막판 안 좋았던 기억은 다 잊어야 한다. 전광판에 나오는 기록도 다 지워진다"며 "새로운 마음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희 감독은 "정말 어렵게 잡은 기회다. 너무 긴장해서도 안 되고, 적당한 긴장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단 길게 보고 있고 우선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통과하겠다"고 말했다. 조동화는 "정규시즌 막판 우리는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기분으로 매 경기를 했다. 최종전(3일 인천 NC전)에서 나주환이 역전 홈런을 치는 순간 기세가 완전히 올라왔다.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만큼 팀에 뭉치는 힘이 생겼다. 알아서 희생번트를 하고, 경기에 뛰지 않는 선수들도 더그아웃에서 소리 높여 응원했다. 기세가 오른 상태"라고 자신했다.
목동=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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