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할줄 몰랐다."
록밴드 YB를 이끄는 윤도현이 데뷔 20주년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윤도현은 6일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 YB 20주년 콘서트 '스무살'의 기자간담회에서 "더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 많지만 밴드활동으로 20년 해온 자부심이 있다"며 "자축하는 자리를 꼭 갖고 싶었다. 쉬운 길만은 아니었는데 멤버들이 잘 견디고 음악에 대한 사랑이 컸다"고 말했다.
윤도현은 1995년 솔로가수로 데뷔했지만 무대에 함께 섰던 연주자들과 1997년 윤도현밴드를 결성했다. 2006년 YB로 팀명을 변경하고 지금의 5인조 형태를 완성했다.
윤도현은 오랜 팀 유지 비결에 대해 "20년을 할 줄 몰랐다. 40년 이상 해야겠다는 강한 의지도 없다. 하다보니 20년이 됐다"면서도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20년을 해왔다. 우리끼리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잘 풀려고 노력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작부터 수익분배가 공정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YB에게는 국내 대표 록밴드, 국민밴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그만큼 한국 음악사에서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록밴드로 꼽힌다. 1980년대 블루스, 포크는 물론 1990년대 모던 록까지 다양한 음악을 흡수했다.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장르를 뛰어넘는 음악적 도전과 실험으로 록의 중흥기를 이끌어왔다. 끝이 아니다. 내년 5월쯤 미국 데뷔 앨범과 투어까지 준비 중이다.
윤도현은 "한류 스타도 아니고 팬덤이 크지 않아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나이도 적지 않아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고비에 도전하는 것이 음악을 하는 이유고 그 힘이 없었다면 20년간 유지 못했다"며 "성과는 가시적으로 없어도 이미 우리끼리 단단해지고 음악적 스펙트럼도 넓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음악을 하고 있다"고 미국 진출에 대한 각별한 철학을 담았다.
또 록밴드를 꿈꾸는 이들을 향해 "록 음악은 대한민국 주류와 많이 멀어졌다. 그래서 후배들이 록밴드를 꿈꾸다가 '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우리가 끝까지 열심히 해서 버티고 응원할테니 하고 싶다면 과감하게 실행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20년을 보낸 지금을 '터닝 포인트'라고 하면서 새로운 20년을 꿈꾸기도 했다.
윤도현은 "미래의 20년을 상상하면 우리 모습에 일단 웃긴다. 앞으로 더 기대된다"며 "주변에서는 편하게 살라는 제안을 많이하지만 우리 방식과 거리가 멀다. 진짜 건강하게 음악해서 나중에 한국에서도 장수밴드로 남아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YB의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은 오는 15~1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연다. YB가 걸오온 20년의 음악 여정을 뒤돌아보는 한편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자리다. 서울 공연 이후 내년 1월까지 청원 군산 대구 부산 울산 등 12개 도시에서 전국투어로 이어간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