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도체 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M&A에는 소극적인 양상이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와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주요 M&A 거래 총액은 726억달러(약 86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10~2014년 5년간 연평균 M&A 거래액의 약 6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주요 기업들이 미래 전략을 리셋(재조정)하는 추세에 따라 업계 전반에 M&A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분석이다.
영국의 다이얼로그(Dialog) 반도체가 현재 미국 반도체 회사 아트멜(Atmel)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태. 이 계약이 성사되면 전체 M&A 거래 규모가 77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M&A의 신호탄을 쏜 것은 지난 3월 프리스케일(Freescale)을 118억달러의 현금과 주식을 동원해 인수한 NXP반도체였다.
이어 5월말에는 HP에서 분사한 싱가포르의 무선통신·데이터저장용 반도체 기업 아바고(Avago) 테크놀로지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Broadcom)을 37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반도체 업계 M&A 사상 최고액 신기록을 썼다.
이어 세계 최대 종합 반도체회사인 인텔이 칩 전문기업 알테라(Altera)를 167억달러에 사들이면서 '인수합병 쓰나미'의 정점을 찍었다. 인텔은 침체의 늪에 빠진 PC 시장 중심의 사업 방식을 모바일 친화적으로 혁신하고자 대대적인 M&A 공세에 나선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했다.
지난 7월에는 중국의 막강한 칭화대 인맥을 등에 업은 반도체기업 칭화유니그룹(일명 쯔광그룹·紫光集團)이 세계 3위 메모리업체인 미국 마이크론(Micron)을 겨냥해 인수 제안을 하면서 반도체 업계를 소용돌이에 빠트렸다.
칭화유니그룹의 M&A 시도는 미완성 상태이지만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堀起)'를 주창할 만큼 강력한 지원사격을 하고 있어 향후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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