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천면 3개 마을에 46억 투입… 도농교류센터는 3년째 개점휴업
와룡면 주민갈등 10년만에 봉합
'예산 따먹기' 주먹구구식 추진 탓
제2의 새마을운동을 표방한 안동지역 권역별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삶의 질 향상 등을 위해 농촌에도 문화복지시설과 소득기반 확충을 지원하고 있지만 거액을 투자한 시설 대부분을 놀리는 등 혈세낭비의 전형이 되고 있다.
경북 안동시와 농어촌공사 등에 따르면 경북 안동시 풍천면 광덕ㆍ하회리 일대 640㏊를 대상으로 46억원이나 들여 실시한 태극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 브랜드사업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이 사업은 2010년부터 올 연말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2단계에 걸쳐 도농교류센터, 마을정자 3곳, 복지회관, 조형물, 태극솔숲 정비, 광덕길 조성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사업의 핵심인 태극권역 도농교류센터는 30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식당과 회의실, 35명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 등을 갖추고 있지만 2012년 완공 후 개점휴업상태다. 운영 주체를 놓고 주민들간 갈등이 계속되다 올들어 겨우 봉합됐지만 아직 그 후유증이 가시지 않아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주민 갈등 탓에 10년 가까이 파행적으로 운영해 온 안동시 와룡면 중가구리 안동댐 도농교류센터는 지금까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05년부터 인접 3개 마을을 대상으로 54억원이나 투자해 구축한 농촌테마파크와 소득증대시설 등도 대부분 다른 용도로 쓰이거나 폐허로 방치되고 있다.
유모(53ㆍ안동시 풍천면)씨는 “정부가 살기 좋은 농촌을 조성한다며 인근 지역까지 묶어 권역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실시했는데, 결과적으로 주민들간에 반목과 갈등만 조장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뚜렷한 운영철학과 목적의식, 세부운영계획 없이 실적위주의 하달식 사업으로 추진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지자체와 주민들도 염불보다는 잿밥에 눈독을 들여 예산낭비를 초래했다.
와룡면에 사는 이모(64)씨는 “3개 마을 39명의 운영위원까지 선출해 영농조합을 구성했지만 결국 운영주체를 둘러싼 갈등으로 대부분 시설이 흉물로 전락했고, 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안동시 관계자는 “권역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중가구 권역과 학가산 권역에 대해 안동시가 관리하고 있으나 중가구리는 주민들간 비협조와 무관심으로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직영키로 하고 용역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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