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흡연자들로부터 걷을 담배 세금 규모가 연봉 1억원 이하를 받는 직장인들이 내는 전체 근로소득세와 맞먹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납세자연맹은 5일 올해 6~8월 기간 동안의 월 평균 담배 판매량(3억1,700만갑)이 계속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내년 담배세수가 12조6,084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근로소득자 중 연봉 1억원 이하 직장인이 납부하는 근로소득세(12조7,206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 연맹의 설명이다. 올해 연말정산 검증대상인 2014년 귀속 근로소득자는 총 1,618만7,647명으로, 이 가운데 98%에 해당하는 1억원 이하 연봉 근로자(1,577만5,942명)의 결정세액이 12조7,207억원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연맹은 이 같은 예상 담배세수는 2013년을 기준으로 금융소득(44조8,803억원)에서 징수한 소득세 7조6,639억원과 부동산 자산 9,789조원에서 거둬들이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인 9조5,000억원보다 많은 규모라고 밝혔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고단한 삶을 담배로 지탱하는 서민들로부터 막대한 담배 세금을 걷어 국가재정을 꾸려가는 현행 재정시스템은 불공평하다”며 “역진적 세제를 시급히 공평한 세제로 바꾸고 과도하게 올린 담뱃세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담배 판매량을 34억6,000만갑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른 담배세수는 11조4,803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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