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광주서 고려인의 날 행사
‘카레이스키’는 1860년대 독립운동을 위해 러시아 연해주 지역으로 이주해 살다가 옛 소련의 강제이주정책으로 중앙아시아로 옮겨 간 우리 동포 고려인을 현지인들이 부르는 말이다. 현재 3만5,000여명이 국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이방인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안보 문제와 국내 노동시장 보호 등을 이유로 ‘귀환’에 제약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려인들에게 재외동포 비자(F-4)가 아닌 방문취업용 복수비자(H-2)만 허용되는 것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이처럼 고국에서조차 차별 받는 고려인 동포들이 광주광역시에서 한 자리에 모인다. 사단법인 고려인마을은 18일 오전 11시부터 광주 광산구 월곡동 제2어린이공원에서 ‘고려인의 날, 고려인 주민 한마당 행사’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고려인마을은 10월 셋째 주 일요일을 ‘고려인의 날’로 정하고 2013년부터 해마다 이 행사를 열고 있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떠돌다 고국으로 돌아온 고려인 동포가 모여 교류하고, 지역 주민과도 소통하자는 취지다. 이번 행사엔 국내 거주 고려인 동포와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유공자 포상, 고려인 전통음식 시식, 러시아ㆍ중앙아시아 민속음악 공연, 고려인 유랑 사진전 등이 이어진다.
특히 올해 행사는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들의 꿈이었던 ‘고려인종합지원센터’가 지난달 7일 문을 연 뒤라 이들의 감회가 남다르다. 종합지원센터는 고려인들의 취업과 자녀 보육, 한국어 교육, 국적 취득 문제 등을 상담하고 지원한다.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고려인 동포들이 고국에서 지역 주민과 소통하며 새 삶을 찾도록 하는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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