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예술의전당 일원 사흘간
중국 유학생 3만명 친교 한마당
공연·한류 체험·학술행사 등 다채
신화통신 등 150개사 취업박람회도
서울에서 유학중인 중국인 장융제(26ㆍ경희대 대학원)씨는 8일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바로 이 행사 덕에 3년 만에 그리운 부모님을 만나게 됐기 때문이다. 장씨는 페스티벌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부모님전상서’이벤트에 참여했다. 이는 중국 유학생이 고향의 부모에게 쓴 손편지 가운데 감동적인 내용을 뽑아 주최측이 그 부모를 초청해 학생과 상봉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이벤트에 장씨의 편지가 뽑혔고,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사는 장씨 부모는 청주공항을 통해 한국에 오게 됐다. 장씨 부모는 페스티벌이 열리는 동안 청주라마다프라자호텔에 투숙하며 아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장씨는 “3년이나 못 뵌 부모님을 청주에서 만난다는 게 꿈만 같다”며 “부모님과 함께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관광도 즐기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 유학 온 중국 대학생들의 한마당 잔치인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이 8일부터 10일까지 청주 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축제의 주제는 ‘한ㆍ중 친교, 14억 중국인과 함께하다’이다. 축제에는 전국에서 중국 유학생 3만 여명이 참가한다. 여기에 한국 대학생들이 어울려 문화공연 한류체험 체육대회 가요제 등을 함께 하며 젊은 끼를 발산할 예정이다.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은 이번에 다양한 학술 프로그램을 선뵌다.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중국인 모임인 ‘재한중국인유학생박사연합회’회원 100여명은 한ㆍ중 교류확대 방안 등을 주제로 포럼을 연다. 여기서 도출된 결과는 교육부와 외교부에 참고자료로 전달될 참이다.
한ㆍ중 대학생 지식디베이트 대회도 눈길을 끈다. 한국과 중국 대학생 3명이 혼성을 이룬 두 팀이 공통의 주제로 찬반토론을 펼치는 이 대회는 전 과정을 한국어로 진행한다. 지식과 언어, 팀워크 등 3박자가 요구되는 경기다. 주제는 동성결혼, 존엄사 등 지구촌의 뜨거운 감자를 다룬다.
우수한 논문을 쓴 중국 유학생에게는 학술장학금이 수여된다. 한ㆍ중 인재양성장학재단(이사장 이영주)이 학술논문 공모를 통해 12명을 선발, 모두 1,490만원의 장학금을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전달한다.
취업박람회 행사는 온ㆍ오프 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신한은행 아모레퍼시픽 KBS미디어 중국 신화통신 등 중국에 진출해있거나 중국과 관련 있는 150여개 업체가 참가한다.
축제장에서는 체험 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8)와 색깔(붉은 색)을 활용한 ‘쏸차이만두 만들기’행사다. 매일 888개의 만두를 빚어 축제 방문객들에게 나눠주고, 그 중 대추씨가 들어있는 만두(88개)를 먹은 사람에게 소정의 경품을 주는 이색 이벤트다.
참가 유학생들이 풋살 길거리농구 단체줄다리기 등 3종목을 겨루는 미니올림픽도 열린다. 인터넷 사전 접수를 거친 70여개 팀이 참여해 힘과 기를 겨룰 예정이다.
한ㆍ중 전통놀이와 의상 체험, 서예교류 대전, 유학생 골든벨, 한국어말하기 대회, 한ㆍ중 대학생가요제도 열린다.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은 해마다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중국측에서는 한ㆍ중 청년문화 교류를 이끌 대표 행사로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 페스티벌은 2013년 10월 중국 선양에서 열린 한ㆍ중 지방정부교류대회에서 우수교류 사례로, 2014년 11월에는 충칭에서 개최된 한ㆍ중대학총장회의에서 우수 사례로 각각 발표된 바 있다.
이번 축제에도 주한 중국대사와 충북과 자매결연을 맺은 지방정부 대표단, 중국 현지 방송국 등이 참가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은 청주공항을 활성화하고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처음 페스티벌을 개최한 2011년 6,000명에 불과하던 청주공항 입국 중국 관광객이 2012년 3만 1,000명, 2013년 6만 7,000명, 2014년에는 18만 8,000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김대희 도 관광항공과장은 “이 페스티벌은 6만여 명에 달하는 국내 중국 유학생들을 미래의 친한 인사로 확보하기 위한 특별한 축제”라며 “양국 청년이 화합하고 교류하면서 공동 번영을 도모하는 무대로 축제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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