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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실내사격장 총기 탈취… “강도 목적”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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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실내사격장 총기 탈취… “강도 목적” 진술

입력
2015.10.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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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진술 석연치 않은 점, 추가조사 계획

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진경찰서에 이날 오전 실내사격장에 침입해 여주인을 흉기로 찌르고 권총과 실탄을 빼앗아 달아난 홍모(29)씨가 검거돼 경찰에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진경찰서에 이날 오전 실내사격장에 침입해 여주인을 흉기로 찌르고 권총과 실탄을 빼앗아 달아난 홍모(29)씨가 검거돼 경찰에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실내사격장에서 총기를 탈취한 20대 피의자는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강도를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진경찰서는 4일 오전 경찰서 3층 소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홍모(28)씨는 3일 오전 9시 43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한 실내사격장에서 업주 전모(46ㆍ여)씨를 흉기로 찌르고 45구경 권총 1정과 실탄 19발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홍씨는 업주 전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총기를 탈취하려 했으나 전씨가 반항하자 흉기로 찔렀다. 전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경찰 조사결과 홍씨는 운영하던 미용실이 3,000만원의 빚만 내자, 지인과 식당을 개업하기로 하고 투자금 3,000만원을 모으려고 강도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계획은 치밀했다. 홍씨는 은행 대신 보안이 취약한 우체국 강도를 결심하고 범행도구에 사용할 총기를 탈취하기로 했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한 우체국과 부산진구 부전동 실내사격장을 사전에 방문했고, 전국 은행강도 사례와 총기탈취 사례를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홍씨는 폐쇄회로TV(CCTV)를 피하려고 사격장 뒷문 사다리로 1층에 내려와 미리 준비한 여벌옷으로 갈아입었다. 홍씨는 우체국으로 향하려고 했으나 지인의 사회관계망(SNS) 메시지에 마음을 돌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인은 언론에 보도된 CCTV 사진과 함께 “이거 너 아니지? 불안하다. 대답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혼란스러워진 홍씨는 사건장소에서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위치한 부산병무청까지 도보로 1시간 30분 가량 걸리는 6~7㎞ 거리를 3시간 가량 걸어서 이동했다. 이어 택시를 고향이자 친구들이 사는 부산 기장군으로 향했다가 미리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사격장 헤드셋에서 지문을 채취해 경찰청에 지문감식을 의뢰하고 고객 명부와 대조해 홍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또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홍씨의 소재를 파악해냈다.

그러나 치밀한 범행 계획과 달리 진술에 석연치 않은 점은 남았다. 홍씨가 자살시도에서 강도목적으로 진술을 번복한 점, 사건 당일인 토요일에는 우체국 휴무인 점, 6~7㎞ 거리를 3시간이나 이동한 행적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산 기장군에 자살하려고 갔다고 하지만 자신이 살던 곳이기 때문에 우선 몸을 피하려고 간 것 같다”며 “공범여부 등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부산=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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