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 같은 볼넷으로 PS진출 확정한 추신수 “말로 표현 못 할 감동”
드라마틱한 9월을 보낸 추신수(33ㆍ텍사스)가 천금 같은 볼넷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 놓았다. 추신수가 가을잔치에 나가게 된 건 메이저리그 진출 후 두 번째로 신시내티 소속이던 2013년 이후 2년 만이다.
텍사스는 1일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벌어진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87승72패가 된 텍사스는 4년 만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1로 줄임과 동시에 리그 와일드카드를 확보해 3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동부지구 2위이자 와일드카드 1위인 뉴욕 양키스와 어깨를 나란히 해 지구 우승 3팀 외 리그에서 승률이 높은 2팀에 돌아가는 와일드카드 2장 중 1장을 확보한 것이다. 지구 우승도 시간 문제다. 에인절스와의 남은 3경기에서 1승을 보태거나 이날 쉰 지구 2위 휴스턴(84승75패)이 남은 3경기에서 1패만 해도 지구 우승을 결정짓는다. 와일드카드로 올라가면 뉴욕 양키스와 단판 대결을 벌인 뒤 곧바로 디비전시리즈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우승을 차지한 뒤 토론토 또는 캔자스시티와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에서 곧바로 만나는 게 훨씬 유리하다.
추신수는 이날 3타수 무안타에 머물렀지만, 천금 같은 볼넷을 고른 뒤 득점에도 성공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0-1로 뒤진 5회 1사 2ㆍ3루에서 상대 왼손 투수 앤드루 히니에게 투 스트라이크로 몰렸지만 유인구에 속지 않는‘매의 눈’으로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만루에서 애드리안 벨트레의 싹쓸이 2루타가 터져 승부를 뒤집었다. 타구를 확인한 뒤 전력 질주해 여유 있게 홈을 찍은 추신수는 적시타를 친 벨트레에게 짜릿한 축하 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추신수는 경기 후 “말로 표현 못 할 느낌이다. 가슴이 뭉클하고 모든 것을 보상받은 느낌”이라고 벅찬 감정을 전한 뒤 “이제부터 시작이고 서부지구 우승을 위해서는 1승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2일 우승을 결정짓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야구를 해오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짓고 동료와 서로 축하 세리머니를 한 게 미국에 와서 처음 겪는 일이다. 여기까지 오려고 평생 야구를 해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기쁘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한 발짝만 더 가면 (우승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2013년엔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밟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지만 팀이 2-6으로 져 가을잔치를 조기에 마감한 바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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