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 승부처다

참고1도

참고2도

백 박하민 초단

흑 변상일 4단

예선 결승전 제1국

<장면 5> 박하민이 좌변에서 △로 다가서자 변상일이 1로 마늘모 했는데 실은 이 수가 조금 경솔했다. 지금은 흑이 약간 우세한 상황이므로 그냥 점잖게 ‘참고1도’ 1로 지켜 두는 게 정수였다.

박하민이 A로 받아주지 않고 먼저 2로 귀에 쳐들어간 게 날카로운 역습이다. 흑에게 마땅한 응수가 없다. ‘참고2도’ 1로 연결을 차단해도 2로 뛰어 나가면 워낙 뒷맛이 나빠서 다시 귀를 지켜야 한다. 변상일이 3으로 붙여서 변화를 꾀했지만 박하민이 얼른 4에서 6으로 넘어가 순식간에 좌하귀의 주인이 바뀌었다.

네 귀와 변이 대충 정리됐으니 이제부터는 중앙이 승부처다. 박하민이 한참 동안 생각하다 12로 중앙을 지켰는데 국후 검토 때 너무 욕심이 과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금 폭을 좁혀서 B 정도로 지켰으면 흑이 쉽게 중앙을 삭감하기 어려웠다는 것.

반대로 흑13이 적절한 삭감이다. 하지만 백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흑을 괴롭혀서 뭔가 대가를 얻어내야 역전을 기대할 수 있다. 박하민이 16, 18로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막상 백이 이렇게 최강으로 나오면 흑도 은근히 겁난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