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NC 에릭 테임즈(29)가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테임즈는 2일 인천 SK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0으로 앞선 3회초 선두 타자로 나가 상대 두 번째 투수 신재웅으로부터 볼넷을 골라 1루를 밟은 뒤 후속 나성범 타석 때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앞선 첫 타석에서 시즌 47호 홈런을 터트리고 40도루에 1개 만을 남겨뒀던 테임즈는 이로써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다.
40홈런-40도루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호세 칸세코(1988년), 배리 본즈(1996년), 알렉스 로드리게스(1998년), 알폰소 소리아노(2006년)까지 단 4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단 한 명도 기록하지 못했다.
테임즈는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도 꿈의 기록을 완성했다. 1루에 나간 뒤 신재웅의 연속 견제구에 리드 폭을 크게 가져가지 못했지만 나성범 타석에서 초구에 과감히 뛰었다. 시속 144㎞ 직구를 던진 타이밍에 SK 포수 정상호의 2루 송구까지 빠르게 이뤄져 아웃처럼 보였으나 유격수 김성현이 태그와 함께 공을 흘리며 40도루를 채웠다. 테임즈는 곧바로 2루 베이스를 뽑아 머리 위로 들어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NC 구단 측은 SK와 협의를 통해 이날 경기에 쓰인 베이스를 가져가고 새 베이스를 기증하기로 했다.
테임즈는 7월3일 대전 한화전에서 자신의 프로 첫 20-20을 달성했다. 당시 2000년 박재홍(현대) 이후 15년 만의 30-30 도전에 대한 의사를 강력히 내비친 뒤 "혹시 40-40 달성자가 있나"라고 취재진에게 질문했다가 "없다"라는 대답을 듣자 눈을 번쩍였다. 그렇게 40-40을 향한 레이스를 펼친 그는 8월28일 창원 한화전에서 30-30을 했다.
지난 시즌 NC 유니폼을 입은 테임즈는 올해 한국 야구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고 있다. 4월9일 광주 KIA전과 8월11일 목동 넥센전에서 사이클링히트를 만들어내며 한 시즌에 2개의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또 장타율은 1일 현재 0.788로 1982년 백인천(MBC)이 기록한 이후 33년간 깨지지 않았던 0.740을 훌쩍 넘어 시즌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이 확실하다.
테임즈의 신기록 퍼레이드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표심도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MVP 양상은 테임즈와 2년 연속 50홈런을 친 박병호(넥센)의 2강 구도였지만 테임즈가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테임즈는 그라운드 위에서 실력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모범을 보이는 보기 드문 외국인 선수다. 7월16일 전반기 경기를 마친 뒤 그는 연고지 창원시내에서 자선 행사를 진행해 한 아동 단체에 500만원의 수익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테임즈는 일찌감치 내년 시즌에도 NC에 남아 뛰는 것으로 큰 틀에서 합의를 마쳤다.
사진=NC 테임즈.
인천=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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