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아일랜드, 덴마크, 영국 등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학사과정을 운영하고 있을까.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한 대상은 1974년 시작된 아일랜드의‘전환학년제’다.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는 우리나라 중학교과정에 해당하는 주니어과정을 마친 학생을 대상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1년 동안 시험과 무관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전환학년 기간 동안 특별과목 50여 개 중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이 외에도 각종 직업체험, 야외현장학습, 사회봉사활동 등을 할 수 있다.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가 처음부터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아일랜드 역시 한국 처럼 사교육열이 높아 초기에는 학부모들의 반발로 소수 학교만 참여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앞장 서 일선 학교에 전환학년제 도입을 촉구하고 교사연수를 강화하는 등 제도 확대에 노력하면서 참여학교가 증가했다. 현재 전국 중학교 중 97%가 전환학년제에 참여하고 있다.
덴마크의 ‘애프터스쿨제’도 1974년 시작됐다. 의무교육인 9년 과정의 초ㆍ중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10학년 때 1년 간 선택적으로‘자유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제도다. 인생을 설계할 시간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학업 부담 없이 자신의 재능을 찾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고민할 기회를 주자는 취지다. 정식학사 과정으로 인정되는데 교육과정은 학교마다 다양하게 운영되며 목공, 건축, 축구, 연극 등 학교별로 전공 분야가 달라 학생들은 관심사에 따라 학교를 선택한다. 대부분의 애프터스쿨은 기숙학교 형태로 전원마을에 위치해 있는데 덴마크 전국에 260여 개가 있다.
영국의 갭이어(Gap Year)는 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기 3~24개월 전 진로계발을 위해 학교를 쉬면서 다양한 활동, 교육,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일종의 유예를 주는 기간이다. 공식적 학사과정이 아니라 정식학년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학생들은 이 기간에 사회봉사와 여행, 직업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갭이어는 선택사항으로 매년 약 3만 명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갭이어를 활용한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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