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지금까지보다 훨씬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침에 따라 은행들의 대출태도가 3년 만에 큰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국내 173개 금융사 여신 담당자를 설문해 1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4분기 국내 16개 은행들의 가계 대상 주택자금 대출태도지수(전망치)는 -3을 기록, 2012년 3분기(-6)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이전보다 대출에 대한 태도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이 완화보다 많았다는 의미이며 플러스(+)는 그 반대의 경우다.
국내 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는 작년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부동산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지난 5개 분기 동안 줄곧 6~19의 강한 완화 기조를 유지해 오다 올 4분기 전분기(6)보다 9포인트나 낮아지며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정부가 지난 7월 대출심사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내놓자 은행들이 내년 시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대출관리에 나서는 분위기로 해석된다.
반면 가계의 주택대출 수요는 4분기(31)에도 작년 하반기 이후 수준(28~34)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은행들의 주택대출 한도 축소 움직임도 시작됐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오는 5일부터 서울보증보험과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신용보험과 모기지신용보증 연계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간 경매로 넘어가는 집의 세입자 보호를 위해 이들 보험ㆍ보증을 통해 소액임차보증금을 확보하고 그만큼 대출한도를 늘려 주었으나 앞으로는 이를 없애겠다는 의미다.
비은행 금융사들의 대출태도도 4분기엔 깐깐해질 전망이다.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담보인정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호금융조합들의 4분기 대출태도지수(-13)는 3분기보다 8포인트 낮아졌고, 저축은행(-4) 역시 2013년 4분기 이후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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