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폐공사가 전직 감사의 아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10년 이상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귀금속 가공업체 G사와 1999년부터 지속적으로 납품계약을 맺어왔다. 이를 통해 월드컵기념주화(2002년) 등을 외주제작해 온 G사는 2008년 공사 품질보증기관으로 선정됐고 지난해엔 골드바 납품 계약을 따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조폐공사와 G사가 맺은 계약은 279건, 거래규모는 2,021억원이다.
박 의원은 G사의 대주주가 조폐공사 감사를 역임(1992~94년)한 이모씨의 아들이라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G사가 조폐공사 납품업체로 처음 선정된 때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한 지 1년도 안된 시점”이라며 “선정 당시 조폐공사 감사는 전임 감사 이씨의 육군사관학교 후배였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최근 5년 간 조폐공사와 G사가 맺은 계약 대부분이 수의계약인 점, 공사와의 거래가 G사 매출의 70% 안팎에 달하는 점, 재작년 692억원이던 G사 매출액이 골드바 납품계약을 따낸 지난해 954억원으로 급증한 점 등도 의혹의 근거로 들었다. 박 의원은 또 G사가 2014년도 회계감사에서 ‘적정’이 아닌 ‘한정’ 의견을 받았다며 “재무상 문제가 있는 회사가 조폐공사 입찰을 따낸 셈”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폐공사 관계자는 “G사는 압인물 제작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업체라 지속적으로 거래를 해온 것으로 안다”며 “G사가 지난해 처음 회계감사를 받았는데 감사 첫해는 전년도 비교자료가 없어 한정 의견을 받는 것이 보통”이라고 해명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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