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만 수원중부경찰서장 지시로 KT구단에 찾아가 티켓 받아낸 듯
경기청 수뇌부 초청했다 불발되자 직원 20명 불러 맥주 마시며 관람
류영만(50) 경기 수원중부경찰서장이 입장료만 100만원이 넘는 야구장 스카이박스를 공짜로 이용해 뒷말이 나오고 있다. 류 서장은 김종양(54) 경기경찰청장 등 경기청 수뇌부를 초청했다가 불발되자 이곳에서 직원들과 술판을 벌였다.
30일 경기청 등에 따르면 류 서장은 9월11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 스카이라이프존 7호실(24인실)에서 부하 직원 20여명과 프로야구 경기를 봤다. 이틀 전 충남 아산에서 ‘트렁크 살인사건’이 발생해 국민들의 치안 불안감이 확산하던 때였지만, 류 서장 일행은 경찰서 운영비 20여 만원으로 치킨과 맥주까지 구입해 경기를 즐겼다.
KT위즈파크의 스카이라이프존은 시즌 초 대부분 팔려나가 일반인들이 쉽사리 구하기 어렵다. 경기당 입장료(7호실 기준)도 평일 108만원, 주말 120만원이나 된다.
고액 입장권은 류 서장의 지시로 경찰관이 직접 KT구단을 찾아 공짜로 받아낸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수원시청에 협조를 구했다가 어렵다는 통보를 받자 KT구단 측에 직접 티켓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수원중부서 관계자는 “서장님이 (스카이라이프존 사용이) 가능할 수 있느냐고 물어봐서 그런(추진한) 것”라고 말했다.
류 서장은 애초 이곳에 김 청장, 경기청 3부장 등 수뇌부를 초청했으나 김 청장의 참석이 어렵게 되면서 지구대 등 치안현장 직원들을 불러 격려하는 자리로 행사 성격을 갑작스레 바꿨다.
중부서는 경기청 정보과와 김 청장 등의 일정을 협의했고 방문에 대비해 의전 등도 준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류 서장이 경찰청장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인 김 청장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이는 대목이다. 류 서장이 2개월여 전 경기청 보안과장에서 경찰서장으로 영전한 것도 김 청장 때의 일이다. 수원중부서의 또 다른 관계자는 “청장님이 오지 않는다고 해 경기를 볼 직원을 추가로 더 뽑은 것”이라며 “(얻어놓은 스카이라이프존을) 놀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류 서장은 “청장님을 초청한 것은 사실이나 직접 오겠다는 약속을 한 적은 없었다”며 “KT야구단 사장과의 면담을 주선하려던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직원들과 사기진작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봐 달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김 청장은 “공짜 입장권인지 몰랐고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 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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