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ㆍ신장위구르자치구 성립 60주년 전날 발생 주목
30일 오후 중국 남서부 광시(廣西)좡족자치구의 공공 시설 등 17곳에서 소포 배달물이 연쇄 폭발하며 최소 7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경찰은 테러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중국의 국경절이면서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성립 60주년 전날 벌어진 폭발 사건이란 점에서 범행 동기 등이 주목된다.
중국신문망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30일 오후3~5시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柳州)시 류청(柳城)현의 정부 청사와 교도소, 기차역, 병원, 아파트, 은행, 상점, 시장 등 17곳으로 배달된 소포가 연쇄 폭발했다. 목격자들은 폭발물이 퀵서비스 등으로 배달된 우편물 안에 담겨 있었고, 소포를 뜯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30일 오후 9시 현재 7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5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중국 공안 당국이 밝혔다. 중국 인터넷과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에 올라 온 현장 사진에는 건물 절반이 완전히 무너진 건물과 완파된 차량의 모습이 찍혔다. 주중한국대사관은 현지 경찰이 파악한 희생자 중 한국인 등 외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밤 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는 배제했다. 류청현 공안국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후 곧바로 현장에 출동, 응급 구조 활동을 벌이는 등 사후 조치를 취했다”며 “이번 사건과 테러는 관련이 없으며 용의자도 이미 검거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경찰이 사건을 ‘형사 범죄’로 판단했으며 용의자는 33세의 현지인인 웨이(韋)모씨라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시민들이 신고한 폭발 의심 소포물은 모두 6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폭발 의심 소포물에 대한 전문 처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신중국 66주년이자 신장위구르자치구 성립 60주년 기념일인 10월 1일 전날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중국 중앙 정부의 통치에 불만을 품은 분리 독립 운동 세력의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국경절을 전후로 한 위구르족의 테러 가능성을 우려, 중국 전역에 경계령을 내린 상태였다. 위구르족은 중국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테러 등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지역은 중국의 ‘화약고’로 불린다. 2009년 7월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는 위구르족과 한족간 충돌로 최소 197명이 숨지고 1,700여명이 다친 바 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후 위구르족의 테러는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벗어난 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톈안먼(天安門) 차량 폭탄 테러(2013년 10월)와 쿤밍(昆明) 철도역 테러(2014년 3월)가 대표적인 예다. 청나라 때 중국에 복속된 터키계 인종인 위구르족은 2차 대전 후 한 때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을 세워 독립했었지만 1949년 다시 중국에 병합됐고 1955년 신장위구르 자치구로 정식 선포됐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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