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6만 명 발길 2012년의 최다 관중 기록 넘어서
10구단 체제 경기 횟수 덕 봤지만 작년 대비 평균관중은 10% 감소
메르스 등 악재 따지면 선전한 셈
한국프로야구 흥행 34년사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2015 KBO리그가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수립했다. 정규시즌 18경기를 남긴 9월30일 현재 총 716만3,865명의 관중이 입장해 종전 최다였던 2012년 715만6,157명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이 곧 ‘사상 최고의 흥행 시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늘어난 경기수와 비교하면 관중이 줄어든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평균관중은 10% 감소 ‘옥에 티’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개 구단의 목표치를 취합해 총 836만2,000명의 관중유치에 도전한다고 발표했다. 올해부터 kt가 1군에 합류해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총경기수가 지난해 576경기에서 720경기로 늘어나고, 팀별 홈 경기수도 64경기에서 72경기로 많아져 관중수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30일 현재 관중수는 지난해(650만9,915명)보다는 10% 증가했다. 그러나 평균 관중수를 놓고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2014년에는 경기당 1만1,302명(576경기)의 관중이 입장한 반면, 올해는 1만204명(702경기)으로 10%나 줄어들었다. 결국 경기수가 늘어난 덕분에 총관중수가 증가했을 뿐, 실질적인 프로야구 관중은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종전 최다 관중 기록이 세워진 2012년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2012년 평균 관중수는 1만3,451명으로 올해보다 3,198명이나 많았다. 입장수입 역시 늘어난 경기수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올 시즌 10개 구단의 총수입은 708억여 원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경기당 수입은 1억150만원으로 2012년의 1억1,900만원보다 적다.
10개 구단 중에서는 한화의 약진이 돋보였다. 한화는 지난해 대비 36%가 증가한 65만7,385명의 관중 수를 기록했고, 21차례 홈 경기 입장권이 매진됐다. 막내 구단 kt도 62만5,465명이 입장해 리그 성적은 최하위이지만 관중 수에서는 10개 팀 중 7위에 올랐다. 이는 역대 신생팀 가운데에서 최고 흥행 기록이다. 프로스포츠 구단 최초로 7년 연속 100만 관중을 기록한 두산은 올 시즌 ‘잠실라이벌’ LG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LG 역시 100만 관중을 넘어서 KBO리그 최초로 10번이나 한 시즌 100만 관중을 달성했다.
악재 속 성과… 내년 800만 재도전
그러나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운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즌 초반 잇단 악재를 이겨내고 프로야구의 변함 없는 인기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3월28일 개막한 올 시즌 KBO리그는 3~4월 예상 밖의 추운 날씨와 잦은 비에 이어 5월 말부터 전국을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5월까지는 평균관중 1만 명을 넘으며 그런 대로 순항했으나, 메르스의 영향으로 야구장에 팬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6월 한 달간 평균관중이 8,250명으로 전월 대비 35%나 급감했다. 박근찬 KBO 홍보팀장은 “당시에는 과연 700만 관중을 넘길 수 있을까도 걱정했을 정도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7월 이후 각 팀의 순위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무더위와 장마 속에서도 관중수는 상승세로 전환해 8월에는 다시 평균 1만 명대를 회복했다. 특히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권이 달린 5위 싸움이 팬들의 큰 관심을 끌어 모으면서 시즌 막판까지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박근찬 팀장은 “내년에는 신축 대구구장이 개장하는 데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도 프로야구가 열린다면 800만 관중에 다시 희망을 걸어볼 만하다”며 “시즌 뒤 각 구단 마케팅 부서와 협의해 좀더 많은 관중의 발길을 끌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화섭기자 evermy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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