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체육부대 남자 축구대표팀(상주 상무)이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미국을 7-0으로 대파했다. 팀의 에이스 ‘군데렐라’ 이정협(24)도 부상에서 복귀해 힘을 보탰다.
상무는 30일 경북 문경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미국과의 대회 A조 1차전에서 조동건(29)과 이승기(27)가 나란히 멀티골을 터뜨리면서 7-0 대승을 거뒀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 뛰는 상무 선수들은 직업군인이 대부분인 ‘외인구단’ 미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화력을 선보였다. 조동건은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고, 이어 20분 이승기가 연속골을 보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41분 페널티킥의 성공에 이어 2분 뒤 팀내 득점 1위인 임상협(27)이 추가골을 더하면서, 상무는 전반을 4-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6분과 21분에는 조동건과 이승기가 각각 두 번째 득점을 넣어 나란히 멀티골을 작성했다. 6-0으로 크게 앞선 후반 22분 박기동(27)이 마지막 골로 미국의 골망을 갈랐다.
경기가 마무리되는 후반 41분 박항서(56) 상무 감독은 이정협을 교체 멤버로 투입했다. 이정협은 지난달 26일 K리그 챌린지 경남FC와의 경기에서 공중볼을 다툼으로 안면골절상을 입어 전열에서 이탈했다. 부상 정도가 심각해 시즌을 조기에 끝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고, 국가대표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말년병장 이정협은 12일 전역을 앞두고 군인체육대회에 출전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로 했다. 다행히 빠른 회복세를 보인 이정협은 이날 마스크를 얼굴에 쓰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첫 경기였던 이날 5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빈 이정협은 대회 기간 차차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정협은 경기가 끝난 후 “솔직히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천천히 훈련하면서 나 스스로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감독은 “애초 부상 때문에 명단에서 빼려고 했지만 경기에 나서려는 선수의 의지가 워낙 강해 출전시켰다”며 “부상 트라우마를 잊게 해주기 위해서라도 출전 시간을 조금씩 늘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6회를 맞이하는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는 2일 개막한다. ‘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대회는 전 세계 122개 나라에서 7,300여명의 선수 및 임원들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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