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코미디물부터 장르물까지… 다양한 배경·소재로 인기몰이
지상파 시청률 낮아 여배우들 이동
케이블드라마에 부는 여풍(女風)이 심상치 않다. 최지우(40)에 이어 김혜수(46)까지 영화와 지상파 드라마에만 얼굴을 내밀던 정상급 여배우들이 케이블 채널에 입성하고 있다.
김혜수는 내년 1월 첫 방송 예정인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에 출연한다. KBS ‘직장의 신’(2013)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는 김혜수가 복귀작으로 케이블드라마를 선택한 것이다. ‘시그널’은 현재 형사들이 과거의 형사들과 무전기로 소통하며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해가는 내용으로 지난해 화제작 ‘미생’(tvN)을 연출한 김원석 PD의 작품이다. 김 PD는 “최고의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믿기 힘들 정도로 기쁜 한편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로 소감을 밝혔다.
한류스타 최지우도 이미 8월부터 tvN 금토드라마 ‘두 번째 스무 살’에 출연해 호평을 받고 있다. 직전에 방영됐던 ‘오 나의 귀신님’에는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보영(26)이 여주인공으로 나와 8%대의 높은 시청률을 이끌었다.
방송가에선 인기 여배우들의 케이블행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상파 드라마의 위력이 예전만 못 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올해만해도 한지민(SBS ‘하이드 지킬, 나’), 하지원(SBS ‘너를 사랑한 시간’), 장나라(KBS ‘너를 기억해’) 등 정상급 여배우들이 출연한 지상파 드라마는 별다른 화제를 모으지 못하고 평균 4%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케이블드라마는 오히려 다양한 소재가 강점이다. 지상파 드라마가 남녀주인공의 천편일률적인 러브스토리를 다루는 반면 달리 케이블드라마의 경우 로맨틱코미디부터 시즌제, 장르물 등 드라마의 소재와 형식이 다채롭다. 배역의 무게중심이 주로 남자주인공에 치우쳐있는 지상파와는 달리 드라마 소재에 따라 여배우가 ‘원톱’으로 활약할 수도 있다. ‘두 번째 스무 살’과 ‘막돼먹은 영애씨’ 등 현재 방영 중인 tvN드라마 모두 여주인공 하노라와 이영애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여배우로선 케이블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기회가 있는 셈이다.
tvN 한 드라마 관계자는 “젊은 시청자들이 점점 케이블 채널로 이동하는 상황에 맞춰 배우들도 지상파만 고집하지 않는다”며 “케이블은 연출과 편성 등 모든 면에서 자유로운 분위기라 배우들의 이미지 변신도 더 쉽다”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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