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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줄이고 신용등급 높이고… 철도시설공단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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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줄이고 신용등급 높이고… 철도시설공단 구슬땀

입력
2015.09.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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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채 1조2000억 줄어 신용등급 SOC 공공기관 중 최고

매년 3조 채권발행 용이해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부채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적극 감축해 나가자는 뜻에서 지난 8월 사옥 1층 출입구에 설치한 부채시계를 직원들이 쳐다보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부채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적극 감축해 나가자는 뜻에서 지난 8월 사옥 1층 출입구에 설치한 부채시계를 직원들이 쳐다보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대전역 인근 동구 신안동에 자리잡은 한국철도시설공단 사옥 1층 출입구에는 길다란 디지털 시계가 걸려있다. 이 시계는 직원이나 고객들에게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철도시설공단이 현재 안고 있는 빚의 규모를 알려주는 ‘부채시계’다. 부채시계는 현재 공단의 총 부채가 18조2,000억원이며, 하루 이자로 20억원을 부담한다는 것을 표시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직원들이 출입구를 오가며 수시로 부채시계를 보며 공단 부채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감축해 나가자는 의지의 표현으로 ‘오늘의 빚을 내일의 빛으로’라는 슬로건과 함께 지난 8월 19일 설치했다.

철도시설공단은 우리나라 고속철도, 일반철도, 광역철도 건설과 유지보수ㆍ관리와 100조원에 이르는 국유철도 자산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이다. 철도가 국가 소유이기 때문에 전액 국비로 건설해야 하지만 국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철도시설공단을 만들고 비용을 분담해 철도를 신설하고 있다.

올해 4월 개통된 호남고속철도의 경우 8조4,000억원의 건설비를 국가와 철도시설공단이 4조2,000억원씩 분담했다. 현재 건설중인 수도권 고속철도는 철도시설공단이 60%인 1조9,000원을 부담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철도 건설비를 채권을 발행하여 먼저 투자하고 완공 후 운영사인 코레일 등으로부터 선로사용료를 받아 투자비를 회수하고 있다. 하지만 고속철도 개통 후 받은 선로사용료는 이자비용의 31.8%에 불과한 실정이다.

재문전략처 대진영부장은 “경부고속철도 1단계 건설시 공단이 건설비의 65%를 부담하면서 선로사용료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구조가 되었다”며 “때문에 신규 건설비 마련과 이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다시 빚을 내야 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계획대로라면 철도시설공단의 부채총액은 2013년 18조2,000억원, 2014년 20조1,900억원, 2015년 21조2,400억원, 2016년 21조 2,600억원으로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철도공단은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전사적으로 부채감축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부채감축 대책은 강영일 이사장이 선두에 서서 직원들을 이끌고 있다. 강 이사장은 ‘자구노력 총력 추진반’을 직접 주관하며 매달 부채감축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부서별로 매달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행실적을 보고하도록 했다.

이자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선로사용료를 정부와 협의해 현재 영업수입의 31% 수준에서 34%수준으로 인상하고 철도주변 점용료 징수 강화, 체험형 테마파크 개발 등 수익사업 확대, 해외시장 진출 등 자구노력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말 부채총액은 18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재무계획상 부채총액 20조 1,900억원보다 1조2,000억원이 적은 것으로, 그 만큼 부채를 감축한 셈이라고 철도공단은 설명했다.

부채 감축 노력은 신용등급 상승으로 이어졌다. 최근 해외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로부터 국내 사회간접자본(SOC)공공기관 중 최고인 AA- 등급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국내 신용평가기관의 AAA 평가등급도 유지되고 있다.

박인서 기획재무본부장은 “해외신용평가기관의 최고수준 등급 부여는 매년 3조원 규모의채권발행을 용이하게 해 안정적인 재원조달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로 연간 6억원의 이자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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