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을 높이 나는 꿈을 꾸었다. 파란 하늘 속 한 점이 되는 동안 날개엔 이슬이 내려 앉았다. 또 다시 찾아 온 아침, 쌀쌀한 공기 위로 쏟아지는 햇살의 온기. 잠자리는 날개를 편 채 미동도 않는다. 추분을 넘어선 가을 볕은 하루가 다르게 짧아지고 있다. 대신 차갑고 축축한 어둠이 갈수록 길고 깊어지겠지. 그 전에 느긋하게 햇볕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초조해 하지 않기로 하고 날개를 더욱 곧게 펴 햇살을 받는다. 무겁게 짓누르던 이슬방울이 찬란한 수증기로 사라지면 드디어 창공을 향해 날아오를 시간이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pindropp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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