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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야구를 하는가, 질문 던진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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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야구를 하는가, 질문 던진 한 해였다"

입력
2015.09.2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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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시작 때 100패 걱정하던 팀서 신생팀 첫 해 최다승 넘보기까지

희비의 순간 견디며 성장시킨 명장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박수 보낸 팬들 위해 더 힘낼 것…

김사연·하준호 내년에 활약 기대"

그림 1KT Wiz조범현 감독.

한 시즌을 돌아보는 조범현(55) kt 감독의 표정은 계속해서 변했다. 쓴웃음과, 흐뭇한 표정이 순간순간 교차했다. 시즌 100패를 걱정하던 팀에서 이제는 신생팀 1군 데뷔 첫 해 최다승 기록을 넘보는 kt의 한 시즌이 오롯이 전해지는 듯했다. 개막 후 11연패로 아슬아슬한 출발을 한 kt는 4월까지 승률 0.120(3승22패)에 그쳤다. 조 감독은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힘든 적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세 차례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 등 팀 전력을 다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형님 구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23일 현재 50승(85패ㆍ승률 0.370)을 기록한 kt는 1991년 쌍방울과 2013년 NC가 세운 역대 신생팀 최다승(52승)에 도전 중이다. 23일 수원구장에서 조 감독을 만나 올 시즌을 되돌아 봤다.

-오랜만에 현장에 돌아와 1군 시즌을 치렀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걱정을 많이 안고 출발했다.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힘의 차이가 있겠다는 걱정을 안고 시작을 했는데 역시 시범경기를 통해 보니 기존 팀과의 차이가 느껴지더라. (예상이 안 맞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들어 맞더라. 한 달 정도 지나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팀에 변화를 주지 않고는 어렵겠다 싶더라. 우리 구단이 잘 성장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프로야구 전체적인 흥행이나 발전 부분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그래서 트레이드를 시작했다.”

-세 차례 트레이드 후 팀이 많이 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레이드를 하고 선수들 간에 경쟁 구도를 형성하려고 했다. 조금 못 해도 다음날 경기를 나가게 되니까 선수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방심하는 마음이 스며들지 않았나 싶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걸 포인트 삼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5월을 넘기고 6월부터는 안정적으로 가면서 공격 쪽에서 좋은 모습이 나왔던 것 같다. 신생팀이다 보니 여러 가지 힘든 게 참 많네.(웃음)”

-팀의 근간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관리를 잘 해주려고 했다. 무리하지 않고, 부상을 당하지 않게 신경을 썼다. 조금 안 좋은 것 같으면 2군으로 보내 휴식을 주면서 크게 무리를 한 선수가 없었던 게 올 시즌 잘 된 것 같다. 선수들에게 의식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했다. 야구에 대한 의식을 만들어 가야 했다. ‘내가 야구를 어떻게 해야 하나, 내 목표는 뭔가’에 대한 의식을 만들어 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또 하나는 팀 워크다.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감독은 스트레스가 많은 자리라고 하는데, 개막 11연패 당시 심정은.

“당시만 해도 나 혼자의 스트레스 문제가 아니고 팀의 전체적인 비전이 어떻게 되느냐가 우선이었다. 경기 내용이라든가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한 발짝 물러나서 보면 한 경기에 연연할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내일이 중요하고, 앞으로의 비전이 더 중요하다. 오늘 한 경기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전력을 어떻게 구축해 정상적인 경쟁력을 갖추느냐를 고민했다.”

-변화 포인트는 트레이드였나.

“트레이드가 아무래도 가장 큰 포인트다. 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것도 팀에 포인트가 되는 타이밍이었다. 실제로 공격력이 시즌 중반쯤 많이 올라왔는데, 사실 캠프 때부터 많이 준비를 한 부분이기도 하다. 시즌 초에는 밤 12시까지 실내에서 또 치게 하고 매일 스윙을 시키고 했다. 코치들에게도 ‘경기에 졌다고 스트레스만 받고 있을 게 아니고 준비를 잘 하자, 시즌을 치르면 기회가 올 수 있으니 미리 준비를 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경수처럼 잠재력을 폭발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선수가 있나.

“김사연과 하준호, 두 친구가 내년엔 좋아지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 그 선수들이 좋아져야 팀도 더 좋아질 것이고. 사연이가 후반으로 갈수록 타이밍이나 히팅 포인트가 좋아지더라. 이제 엉뚱한 볼에는 스윙도 안 하고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년엔 더 좋아질 것 같아 살짝 기대가 된다. 준호도 기대가 되는 선수다.”

그림 2조범현 kt wiiz 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올 시즌 가장 큰 수확을 꼽는다면.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선수 구성원을 잘 취합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전력을 구축하는 데 잘 된 부분이 아니겠나. 선수들 개개인이 부족한 부분은 가을 마무리 훈련과 내년 스프링 캠프에서 잘 준비해야 한다. 가을에는 개개인 맞춤 형식으로 훈련을 하려고 한다. SK에 있을 때도 시도를 해봤는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가장 아쉬운 점은.

“꼴찌한 게 가장 아쉽지. 초반에 너무 전력 차이가 나서 처졌던 게 아쉽다.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박경수나 박기혁, 김상현 등 우리 팀 주축 선수들이 초반에 부진했다. 초반에만 그렇게 안 벌어졌어도 후반에 리그 순위 싸움에 더 도움이 되고 재미있었을 텐데.”

-성적이 좋아지면서 인기도 많이 올라갔다. 신생팀 1군 첫 해 최다 관중(23일 현재 59만7,848명ㆍ종전 2013년 NC 52만8,739명)이 들었는데 인기를 실감하나.

“후반기부터 팬들이 많이 오시는 것 같다. 우리 선수단이 팬들께 정말 감사한 부분이 많다. 우리는 창단 첫 해인 팀이니 여러 가지 실수를 해도 (질책보다) 동정을 많이 받았다. 거기에 대한 감사를 잊으면 안 된다. 그럴 때마다 격려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시고. 선수들도 그걸 알고 있다. 그게 정말 감사하다.”

-내년 시즌 그리고 있는 그림은.

“선수단 전력 구축은 구단에서 하는 것이고, 감독은 그 구성에 따라 어떻게 포커스를 맞춰 운영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전력 구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내년까지 외국인 선수 4명을 활용할 수 있으니 포지션을 어떻게 할지를 정리해야 하고,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이 관건이다.”

수원=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조범현 감독 프로필

출생 1960년10월1일

출신 대구

학력 대구초-대건중-충암고-인하대

프로 데뷔 1982년 OB 베어스(현 두산)

포지션 포수

현역 통산 성적 타율 2할1리(1,091타수 219안타) 12홈런 107타점

감독 통산 성적 및 기록=574승498패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KIA)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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