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은 들어봤는데 인크레틴은 무엇인가요?
인크레틴이라는 용어를 일반인이 꼭 알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터넷만 검색해도 많이 나오는 용어이기 때문에 지적 욕구가 있는 분들에게는 알면 도움이 되는 용어입니다. 인슐린은 당이 우리 몸(혈액) 속으로 들어왔을 때 혈당이 올라가지 못하게 하는 호르몬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당이 우리 몸(혈액) 속으로 들어오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음식을 먹어서 들어오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고 정맥주사로 혈관에 직접 당을 넣어줄 수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당을 먹을 때와 혈관으로 직접 당을 넣어줄 때 분비되는 인슐린의 양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느 방법이 인슐린이 더 많이 분비 될까요? 정답은 당을 먹을 때입니다. 같은 양의 당을 먹을 때 정맥주사로 직접 혈관에 당을 넣어줄 때보다 인슐린이 더 많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제 인크레틴이 나올 때가 됐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소장에서 인크레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 인크레틴이 췌장에서 인슐린이 더 나오게 한다는 것입니다. 정맥으로 당을 넣어주면 이 인크레틴이 나오지 않고 혈액 속의 당에 반응한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할 뿐입니다. 당을 먹을 때는 두 가지 방법으로 인슐린이 분비되기 때문에 정맥주사로 맞을 때보다 혈당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크레틴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현재 의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혈당강하제가 이 인크레틴을 통해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인크레틴은 인슐린처럼 주사로 맞을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 주사가 아니라 소장에서 분비된 인크레틴의 작용을 지속시키는 경구용 약물이 여러 가지 개발 되었습니다. 이 약물의 큰 장점은 인슐린을 분비 시키는 약물인데도 저혈당이 거의 생기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인크레틴은 혈당이 올라갈 때만 인슐린 분비를 시키고 혈당이 낮아지면 작용이 멈추기 때문에 저혈당이 거의 생기지 않습니다. 기존에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약물은 혈당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시켰기 때문에 저혈당이 자주 발생합니다. 저혈당은 당뇨병 치료의 가장 큰 부작용인데 이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에 의사들이 선호하는 약물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한 약물은 없습니다. 이 약제도 인슐린 분비가 어느 정도 되는 분에게만 효과가 있습니다. 아무리 인크레틴이 강하게 작용을 해도 췌장에서 인슐린이 나와야 혈당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즉 인슐린을 대체할 수 있는 약물은 아직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여러 약제들이 개발 되면서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 분들이 줄어드는 것은 맞습니다. 인크레틴에 작용하는 약물은 현재 가장 많이 처방 되고 있습니다.
최일훈 원장은 대전 '새서울내과 영상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주 진료과목은 전반적인 당뇨.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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