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7월 경기도 이천시에 신축 베어스파크를 준공했다. 총 공사비 550억원을 들여 만든 메이저리그급 훈련장이다.
첨단 시설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아쿠아치료실이다. 선수들의 신체 피로도 완화와 재활을 돕는 아쿠아치료실은 현재 삼성의료원과 두산 베어스파크, 그리고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등 아시아에 단 3개밖에 없다. 박정원(53) 구단주 겸 두산 회장이 2012년 미국 애리조나의 시애틀 전지훈련장을 찾았을 때 두산 투수들이 이 기계를 활용하는 것을 눈여겨본 뒤 지시해 마련한 것이다. 베어스파크에 설치된 아쿠아치료기는 가로 6.1m, 세로 3.5m, 높이 2.1m 크기로 물 저장량이 31톤이나 되는 국내 최대 규모다. 박정원 구단주의 각별한 '야구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사례이다.
박 구단주는 부친인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대를 이어 베어스 구단에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야구 동아리에서 2루수로 활동할 정도로 야구에 관심을 지니고 있는 박 구단주는 해외 스프링캠프를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는가 하면, 시즌 중에는 수시로 야구장을 방문해 경기를 직접 관람한다. 회사 업무로 야구장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이메일이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해 경기 결과를 챙기는 것을 잊지 않는다.
▲ 박정원 두산 베어스 구단주가 지난해 8월 잠실구장에서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준비하고 있다. 오른쪽은 두산 홍성흔. 한국스포츠경제DB
구단주로서 선수들에게 군림하기보다 좀더 친근하게 다가서려고 노력한다. 지난해 8월에는 두산 오재원으로부터 '아이스버킷 챌린지' 참여자로 지목 받자 흔쾌히 잠실구장을 찾아 1루 더그아웃 앞에서 홍성흔과 오재원에게서 얼음물 세례를 받기도 했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베어스 선수단의 모자 색깔을 검정에서 흰색을 바꾸게 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또 2009년 구단주 취임 후부터 매년 시즌 개막전에 선수단에 기념 떡을 선물하며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평소 발언에서도 박 구단주의 진한 야구 사랑과 야구단 운영의 소신을 엿볼 수 있다. 박 구단주는 베어스가 아쉽게 우승을 놓치자 "항상 1등이 되기는 어렵고 아무리 성적이 뛰어나더라도 팬들이 외면하는 구단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포츠맨십이다"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베어스파크를 신축하면서는 "야구단 운영의 원천은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수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또 "기업의 성과는 특정 개인이 아닌 팀 플레이에 의한 경우가 많고, 이런 팀 플레이로 이룬 성과가 훨씬 크고 지속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경영은 야구와 유사한 점이 많다. 야구를 보면서 기업 경영의 시사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승영 베어스 사장은 "구단 오너의 애정에 대해 다른 구단의 부러움을 많이 산다"며 "팬들의 응원과 함께 그룹 회장, 구단주 등의 관심과 열정에 선수들과 구단 임직원들이 많은 감동을 받았고, 선전을 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신화섭 기자 evermyt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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