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미래학자 로스 도슨이 2010년에 각국의 종이신문 소멸 시기를 추정, 발표해 미디어업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미국은 2017년, 한국은 2026년, 중국은 2031년이 되면 종이신문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5년이 지난 지금 보면 도슨의 추정은 다소 과장됐다는 느낌이 있지만, 스마트폰의 대량보급은 갈수록 종이신문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뉴스의 소비 지점이 구글이나 네이버 등 포털을 넘어 이제는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는 것도 위기를 재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 14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이제 단순한 SNS가 아니라 최대의 뉴스 소비 지점으로 떠올랐다. 친구를 만나러 페이스북에 들어갔다가 뉴스를 보게 되는 방식으로, 페이스북을 쓰는 6명 중 4명이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본다. 그런 페이스북이 아예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세계 유수의 언론사들의 뉴스를 제공하는 ‘인스턴트 아티클스(Instant Articles)’ 서비스다. 이외에도 뉴스와 관련된 각종 앱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이 뉴스 유통망을 장악하면 언론사는 물론 포털까지 위협받는 결과가 될 수 있다.
▦ 뉴스 유통에 욕심을 내는 것은 페이스북뿐만 아니다. 애플도 자체 뉴스서비스 앱을 최근 출시했다.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스’ 서비스와 매우 유사한 방식이다. 특히 애플은 모바일 운영체제 iOS9에 광고차단기능을 추가해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용자가 스스로 모바일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용자에게는 편리해 호응을 얻었으나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뉴스서비스를 통해 광고수입을 독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 최근 미국서 만난 컬럼비아대학 저널리즘스쿨의 클래어 와들 교수는 종이신문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전망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종이신문에서는 광고 담당 부서부터 사라진다는 것이다. 뉴스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지만, 광고가 모바일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도 콘텐츠 제작 인원은 늘어난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종이신문이 기존 플랫폼에 갇혀있어서는 SNS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속도가 너무도 빠르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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