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뮌헨의 레반도프스키, 볼프스부르크전서 후반 교체 투입
3분18초 해트트릭 최단 기록 깨더니 8분57초 유럽리그 최단 시간 5골
과르디올라 감독 "이런 일 처음 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7ㆍ폴란드)가 9분동안 5골을 몰아치는 ‘미친 슈팅’으로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2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5~16 독일 분데스리가 6라운드 경기에서 레반도프스키의 신들린 연속골에 힘입어 볼프스부르크를 5-1로 대파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은 레반도프스키의 원맨쇼로 DFB포칼컵 우승팀인 볼프스부르크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25분 상대 다니엘 칼리지우리의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얻어맞고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이 끝날 때까지 만회골이 터지지 않자, 주제프 과르디올라 뮌헨 감독은 레반도프스키를 교체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레반도프스키는 후반 시작을 알리는 휘슬과 함께 역습을 시작했다. 그는 후반 5분 토마스 뮐러가 골문 앞에서 건넨 공에 왼발을 갖다 대 볼프스부르크의 골망을 갈랐다. 오른쪽 측면부터 중앙까지 순식간에 공격이 진행되면서, 상대 골키퍼는 골문을 비운 상태였다.
레반도프스키는 이어 불과 1분여 사이에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번엔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때린 화려한 중거리 슛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터진 멀티골로 전세가 역전되자,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는 함성과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불이 붙은 레반도프스키의 발끝은 멈출 줄을 몰랐다. 골키퍼와 1-1 상황에서 날린 슈팅이 운 좋게 골대를 맞고 흘러나왔지만, 레반도프스키는 다시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레반도프스키의 득점 퍼레이드에 사색이 된 상대 수비수들이 황급히 골문을 막았지만 이미 전세는 3-1로 뒤집어졌다. 레반도프스키는 그라운드에 나선지 4분도 지나지 않아서 분데스리가 사상 가장 빠른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레반도프스키는 후반 15분까지 발리슛에 이어 시저스킥까지 선보이며 2골을 채웠다. 역시 최단 시간 5골 기록을 경신했다. 분데스리가에서 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5골을 넣은 것은 1991년 8월 27일 미하엘 토니스 이후 14년 만이다. 그러나 교체 투입 선수로는 리그 사상 최초다. 유럽 4대 리그 역대 최단시간 5골 기록(8분 57초)과 최단시간 해트트릭 기록(3분 18초)도 그의 몫이 됐다.
후반 교체투입으로 ‘신의 한 수’를 던진 과르디올라 감독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레반도프스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5골이라니 믿을 수 없다”면서 “3, 4번째 골을 넣은 후 전광판을 봤을 때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미쳤나보다. 나는 단지 슈팅을 했을 뿐인데 나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소감을 전했다. 레반도프스키 카드를 꺼내 들었던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감독으로서는 물론 선수시절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면서 “볼프스부르크를 상대로 5골을 넣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칭찬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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