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축제기간 살인범 우웬춘(한국명 오원춘)의 이름이 들어간 메뉴 등을 주점에서 팔아 논란이다. 해당 학교는 비난이 일자 축제를 아예 취소했다.
23일 경기 안산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에 따르면 22일부터 가을 축제인 ‘밀물제’가 열렸고 캠퍼스 내에 50여곳의 학생 주점이 들어섰다. 주점은 학생자치기구이자 축제를 주관한 동아리 연합회가 미리 개점을 원하는 학생들의 신청을 받은 것이었다.
논란은 이 학교 2∼3학년 학생 4명이 ‘방범’을 콘셉트로 만든 ‘방범주점(방범포차)’이 술안주 메뉴로 엽기 살인마 우웬춘의 이름을 넣은 ‘오원춘 세트’를 선보이면서 불거졌다. ‘오원춘 세트’는 곱창볶음과 튀김 등이 나오는 메뉴로, 1만원씩에 판매됐다.
방범주점은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산 연예인 고영욱씨의 이름을 딴 메뉴까지 만들어 팔며, 우웬춘과 고씨의 얼굴 사진 등이 담긴 현수막도 내걸었다.
하지만 이런 소식이 학내에 퍼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선 “피해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인터넷에 영업 모습을 찍은 ‘인증사진’도 올라가 네티즌들이 공분했다.
상황이 예사롭지 않자 방범주점을 운영했던 학생들은 SNS를 통해 사과문을 내걸고 “범죄에 경각심을 느끼게 하려고 기획했다”고 해명했다.
동아리 연합회는 “처음 신청서에는 헌팅술집으로 일반 주점과 같은 콘셉트였다”고 밝히고 주점을 폐쇄했다.
대학 측은 24일 예정됐던 축제마저 모두 취소하고 관련 학생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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